Journal of Broadcast Engineering
[ Special Paper ]
JOURNAL OF BROADCAST ENGINEERING - Vol. 31, No. 4, pp.671-686
ISSN: 1226-7953 (Print) 2287-913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Jul 2026
Received 06 Jul 2026 Revised 09 Jul 2026 Accepted 09 Jul 2026
DOI: https://doi.org/10.5909/JBE.2026.31.4.671

미각 이미지의 감각전이를 위한 생성형 AI 제작 방법론:《Taste Series》를 중심으로

박경희a) ; 한상임a),
a)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A Generative AI Production Methodology for Sensory Transposition of Taste Images: Focusing on Taste Series
Kyunghee Parka) ; Sanglim Hana),
a)Chung-Ang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한상임(Sanglim Han) E-mail: sanglimhan@cau.ac.kr

Copyright © 2026 Korean Institute of Broadcast and Media Engineers. All rights reserved.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BY-NC-ND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nd/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not altered.”

초록

본 논문은 생성형 AI 이미지 시리즈 《Taste Series》의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미각 이미지가 직접적 도상으로 환원되지 않고 표면과 공간의 조직을 통해 이미지화되는 과정을 감각전이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작품은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을 음식 이미지로 재현하지 않고, 부드러운 섬유질, 응결된 막, 습윤한 이끼, 탄화된 표면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미각은 특정 사물이 아니라 신체적 잔여와 공간적 분위기로 재구성된다. 본 연구는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를 제작 변수로 정리하고, 참조 이미지 설정, 미각별 프롬프트 구성, 선별 및 폐기, 보정과 업스케일링으로 이어지는 인간 매개형 제작 과정을 제시한다. 생성형 AI 이미지의 감각적 설득력은 프롬프트 입력 자체에서 완결되지 않으며, 제작자의 반복적인 선별, 폐기, 보정 판단과 출력 조건의 조정 과정에서 형성된다.

Abstract

This paper analyzes the production process of the generative AI image series Taste Series to examine how taste images can be constructed through the organization of surface and space rather than reduced to direct iconography. The work does not represent sweetness, sourness, umami, and bitterness through food images, but transposes them into soft fibrous surfaces, translucent membranes with condensation and rupture, moist moss-like accumulation, and charred, flaking textures. Through this process, taste is reconstructed not as a specific object but as bodily residue and spatial atmosphere. This study identifies surface variables, spatial conditions, excluded iconography, and sensory residue as key production variables, and presents a human-guided production process involving reference image setting, taste-specific prompt construction, selection and rejection, refinement, and upscaling. The perceptual persuasiveness of generative AI images is not completed by prompts alone, but emerges through the maker’s iterative judgment in selecting, rejecting, refining, and adjusting images for final output.

Keywords:

Generative AI Image, Taste Image, Sensory Transposition, Surface-Space Composition, Human-Guided Workflow

Ⅰ. 서 론

1. 연구 배경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제작은 시각예술, 디자인,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다수의 이미지 변이를 생성하고, 이를 비교, 선별, 보정하는 과정은 기존의 촬영, 드로잉, 3D 모델링 중심 제작 방식과는 다른 창작 환경을 형성한다. 그러나 생성형 AI 이미지에 관한 논의는 주로 사실적 재현, 스타일 모방, 프롬프트 효율성, 저자성의 문제에 집중되어 왔다. 이에 비해 생성형 AI 이미지가 촉각, 후각, 미각과 같은 비시각 감각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작론적 논의는 아직 충분히 확장되지 않았다.

비시각 감각은 눈에 직접 보이는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흔히 감각과 사물 사이의 직접 대응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단맛은 사탕이나 케이크로, 신맛은 레몬이나 과일로, 후각은 꽃이나 연기와 같은 도상으로 제시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직접 재현은 감각의 의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감각을 특정 사물의 이미지로 고정하는 순간, 감각이 신체에 남기는 잔여감, 접촉감, 온도, 습도, 분위기, 기억의 층위는 충분히 조직되기 어렵다. 도상적 재현은 감각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감각이 몸에 남기는 복합적인 경험을 이미지 환경 안에서 구성하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바탕으로,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에서 미각 이미지가 직접적 도상으로 환원되지 않고 표면과 공간의 조직을 통해 간접적으로 구성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본 논문은 “감각전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감각전이는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의 시각적 등가물로 단순히 번역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직접 재현되기 어려운 감각을 표면의 질감, 공간의 밀도, 환경의 분위기, 신체적 기억의 연상을 통해 다른 지각 조건으로 옮기는 제작 방법론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촉각적 시각성과 체화된 이미지 경험에 관한 논의와 연결된다. 촉각적 시각성의 관점에서 이미지는 멀리서 식별되는 광학적 대상에 머물지 않고, 표면과 질감을 통해 촉각, 후각, 미각의 기억을 환기하는 매체로 이해된다 [1]. 또한 영상 경험은 시각적 해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신체적 반응과 감각적 기억을 포함하는 체화된 경험으로 설명될 수 있다[2]. 이러한 관점은 시각 이미지가 비시각 감각을 직접 복제하지 않더라도, 신체적 기억과 감각적 상상을 매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본 논문은 완성된 이미지의 수용 경험만을 다루지 않는다.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에서 이미지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생성, 비교, 선별, 보정, 재생성의 반복 과정을 통해 구성되는 제작적 산물이다. 따라서 미각 이미지의 감각전이는 프롬프트 입력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고, 어떤 표면을 선택하고, 어떤 공간 구조를 유지하며, 어떤 결과를 폐기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제작 과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생성형 AI는 완성된 이미지를 자동으로 산출하는 독립적 창작 주체라기보다, 창작자가 감각적 판단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변이 생성의 매개체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2. 연구 목적 및 질문

본 논문의 목적은 생성형 AI 이미지 시리즈 《Taste Series》의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미각 이미지가 표면과 공간의 조직을 통해 구성되는 과정을 감각전이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Taste Series》는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이라는 네 가지 미각 범주를 출발점으로 제작된 이미지 시리즈이다. 이 작업은 음식이나 재료의 형상을 직접 제시하는 대신, 각 미각을 부드러운 섬유질, 응결된 막, 습윤한 이끼, 탄화된 표면과 같은 서로 다른 표면 상태로 전환한다. 또한 이러한 표면을 좁고 압축된 단일 욕실 공간 안에 적용함으로써, 미각을 단순한 대상 이미지가 아니라 신체적 밀도, 습도, 후각 기억, 사적인 접촉감을 환기하는 이미지 환경으로 재구성한다.

본 연구는 제작자의 실천을 기반으로 한 작품 제작 논문이다. 따라서 관람자 반응에 대한 실증 분석보다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감각적 판단이 어떻게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 선별 기준으로 구체화되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세 가지 문제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미각 이미지는 생성형 AI 제작에서 직접 도상이 아니라 표면과 공간을 통해 전이될 수 있다. 둘째, 동일한 공간 구조 안에서 표면 상태를 달리하는 방식은 감각 차이를 장소나 사물의 차이가 아니라 환경적 질감의 차이로 읽히게 하는 제작적 통제 조건이 된다. 셋째, 생성형 AI 이미지의 감각적 설득력은 프롬프트 자체보다 생성 결과를 선별하고 보정하는 인간의 편집적 판단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본 논문은 《Taste Series》를 단순한 AI 이미지 사례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성형 AI 기반 작품 제작에서 보이지 않는 미각이 어떻게 이미지 환경으로 조직되는지를 분석하는 제작 방법론 연구로 위치시킨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을 자동 산출이나 스타일 재현의 문제를 넘어, 미각을 표면과 공간 속에 재배치하는 감각전이의 실천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제작론적 틀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각 이미지는 생성형 AI 제작에서 어떤 방식으로 시각적 환경으로 전이될 수 있는가? 둘째, 표면 상태와 공간 구조는 미각의 감각전이를 위해 어떤 제작 변수로 기능하는가? 셋째, 생성형 AI의 산출물 중 무엇을 채택하고 폐기하는 인간의 편집적 판단은 감각전이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촉각적 시각성과 감각의 간접 구성

비시각 감각을 이미지 안에서 다루는 문제는 감각의 직접 재현 가능성보다, 시각이 다른 감각을 어떻게 우회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가의 문제와 관련된다. 특히 촉각적 시각성에 관한 논의는 시각 이미지가 단순히 대상을 식별하게 하는 광학적 장치에 머물지 않고, 표면, 질감, 밀도, 흐릿함, 근접성 등을 통해 촉각과 후각, 미각의 기억을 불러올 수 있음을 설명해 왔다[1]. 이 관점에서 이미지는 명확한 형태를 빠르게 인식시키는 매체가 아니라, 관람자의 감각적 기억을 더듬게 하는 표면적 경험으로 작동한다. 보는 행위는 단순한 시각 정보의 수용이 아니라, 신체가 과거의 접촉감, 냄새, 습도, 맛의 잔여를 떠올리는 복합적 감각 과정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논의는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감각전이 개념의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된다. 다만 본 논문에서 감각전이는 완성된 이미지와 관람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용 경험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촉각적 시각성이 이미지 표면과 관람자의 신체적 지각 사이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본 연구의 감각전이는 이러한 관계를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의 설계, 생성, 선별, 보정 과정으로 확장한다.

본 연구에서 감각전이는 비시각 감각을 시각적 등가물로 치환하는 감각 번역과 구분된다. 감각 번역이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의 대응 이미지로 변환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감각전이는 직접 재현되기 어려운 감각을 표면, 공간, 밀도, 습도, 잔여감과 같은 지각 조건의 조합으로 구성하는 제작적 절차를 의미한다. 감각 간 대응 연구는 서로 다른 감각 양식 사이에 일정한 연상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4], 미각이 시각적·촉각적 특성과 결합하여 해석될 수 있다는 논의는 미각 이미지가 음식 도상의 직접 재현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5]. 그러나 본 연구는 미각을 특정 색채나 형태에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표면 상태와 공간 분위기의 조합을 통해 감각 잔여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감각 대응 연구를 작품 제작 방법론의 차원으로 전환한다.

이 차이는 그림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촉각적 시각성이 완성된 이미지와 관람자의 몸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용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본 연구의 감각전이는 이미지가 완성되기 이전의 제작 순환에 초점을 둔다. 감각전이에서는 표면과 공간의 변수를 설계하고, 생성형 AI를 통해 다수의 변이를 산출하며, 그중 감각적 방향에 부합하는 결과를 선별하고 보정하는 과정이 핵심이 된다. 따라서 감각전이는 촉각적 시각성을 반복하는 개념이 아니라, 이를 생성형 AI 제작의 설계-생성-선별-보정 구조로 재맥락화한 개념이다.

Fig. 1.

Relation between Haptic Visuality and Sensory Transposition

따라서 감각전이는 재현의 정확성보다 감각의 설득력에 초점을 둔다. 단맛을 사탕이나 케이크로 보여주는 방식은 의미 전달에는 효과적이지만, 단맛이 남기는 포화감, 부드러움, 신체적 충만함까지 조직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특정 음식 도상을 제거하고 표면의 두께, 밀도, 부드러움, 빛의 확산을 조정하는 방식은 감각을 하나의 사물로 고정하지 않고, 신체가 상상할 수 있는 환경적 상태로 전환한다. 이 점에서 감각전이는 감각의 일치가 아니라 감각의 변위에 기반한다. 직접 볼 수 없는 감각은 다른 감각 조건으로 옮겨질 때, 오히려 더 복합적인 이미지 경험으로 구성될 수 있다.

2. 공간과 전신적 지각

비시각 감각의 이미지화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공간은 표면이 놓이는 장소이자, 감각이 신체적으로 해석되는 조건이다. 건축과 지각에 관한 다감각적 논의에서는 공간 경험이 시각적 형태의 인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공간은 피부, 근육, 호흡, 균형감각, 기억이 함께 반응하는 전신적 경험의 장이며, 신체는 공간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놓인 상태로 감각한다[3]. 이러한 관점에서 벽, 바닥, 천장, 좁은 통로, 습도, 울림, 거리감은 모두 공간의 감각적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영상과 이미지 경험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체화된 이미지 경험에 관한 논의에서는 관람자가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동시에, 신체적 감각과 기억을 통해 반응한다고 본다[2]. 이미지 속 표면이 축축해 보이거나, 거칠어 보이거나, 차갑게 느껴질 때 관람자는 실제로 그 대상을 만지지 않더라도 촉각적 상상과 신체적 반응을 수행한다. 이러한 반응은 이미지가 지시하는 대상의 의미보다, 이미지가 조직하는 감각적 조건에 의해 촉발된다. 따라서 비시각 감각을 이미지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개별 사물의 상징성보다, 표면과 공간이 함께 만드는 환경적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공간의 중요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비시각 감각은 하나의 오브젝트로 직접 제시될 때보다, 공간 전체의 분위기로 확산될 때 더 강한 신체적 연상을 만든다. 예를 들어 습한 표면은 그 자체로도 촉각적 상상을 불러오지만, 좁고 밀폐된 공간 안에 배치될 때 후각적 기억, 피부의 긴장, 공기의 밀도까지 함께 환기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은 표면의 감각적 효과를 증폭하고, 표면은 공간을 신체적으로 체감 가능한 환경으로 바꾼다. 감각전이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재료의 묘사가 아니라, 그 재료적 상태가 공간 전체의 감각 구조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3. 생성형 AI와 인간 매개형 제작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결과물이 자동으로 완성되는 단순한 과정으로 이해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창작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단일한 정답 이미지를 산출하는 도구라기보다, 다수의 시각적 가능성을 빠르게 제안하는 변이 생성 시스템에 가깝다. 디자인 분야의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연구에서도 창작 과정은 하나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성, 비교, 평가, 수정, 재생성의 반복적 과업 구조로 이루어진다고 설명된다[6]. 이러한 구조에서 창작자의 역할은 프롬프트 작성에 한정되지 않는다. 창작자는 생성된 결과들 사이의 차이를 읽고, 작품의 목적에 맞지 않는 이미지를 폐기하며, 필요한 경우 톤, 질감, 구도, 세부 형상을 조정하는 판단 주체로 작동한다.

텍스트-이미지 생성 환경에서 프롬프트 작성은 단순한 명령어 입력이 아니라, 결과 이미지의 가능성 범위를 설정하고 반복적 선별과 수정의 조건을 만드는 창의적 기술로 이해될 수 있다[8]. 그러나 본 연구에서 프롬프트는 최종 이미지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기술적 명령어가 아니라, 미각을 표면, 밀도, 습도, 파열, 축적, 박락과 같은 감각 변수로 이동시키기 위한 제작적 장치로 사용된다.

이러한 인간 매개형 제작 과정은 감각전이를 다루는 경우 더욱 중요해진다. 비시각 감각에는 명확한 시각적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을 이미지화한다고 해서 특정한 하나의 형태가 자동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성형 AI는 학습된 이미지 관습에 따라 음식, 색채 코드, 장식적 질료, 익숙한 상징을 산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감각전이를 목표로 하는 제작에서는 어떤 결과가 너무 설명적인지, 어떤 표면이 감각적 환경으로 작동하는지, 어떤 공간이 감각의 밀도를 유지하는지를 반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AI가 만든 이미지를 사후적으로 고르는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감각의 방향을 설정하고 결과를 수렴시키는 핵심적 제작 행위가 된다.

인간과 AI의 창작적 관계에 관한 최근 논의에서도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독립적 주체라기보다, 인간의 탐색 범위와 판단 구조를 확장하는 시스템으로 이해된다[7]. 이 관점에서 생성형 AI 제작의 핵심은 결과물의 새로움만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중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제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판단 과정에 있다. 감각전이 이미지 제작에서도 마찬가지로 감각의 설득력은 프롬프트 자체에서 완결되지 않는다. 그것은 반복 생성된 이미지들을 비교하고, 직접 도상을 제거하며, 표면과 공간의 결합이 유지되는 결과를 선별하고, 이후 보정을 통해 감각적 응집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생성형 AI는 자동 산출 장치가 아니라 감각적 판단을 실험하게 하는 제작 환경으로 이해된다. 감각전이는 AI가 스스로 수행하는 번역이 아니라, AI가 제안하는 변이와 제작자의 선별, 폐기, 보정 판단이 결합될 때 형성되는 인간 매개형 제작 과정이다. 이 관점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을 기술적 출력의 문제가 아니라, 미각 이미지를 표면과 공간 속에 조직하는 작품 제작 방법론의 문제로 확장한다.


Ⅲ. 작품 개요와 제작 조건

1. 작품 개요: 《Taste Series》

《Taste Series》는 제작자-연구자의 생성형 AI 이미지 시리즈로,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이라는 네 가지 미각 범주를 출발점으로 한다. 이 작품은 맛을 음식이나 재료의 이미지로 직접 제시하지 않고, 각 미각이 신체에 남기는 감각적 잔여를 서로 다른 표면 상태와 공간 분위기로 전환한다. 네 미각은 각각 섬유질, 응결된 막, 습윤한 축적, 탄화된 표면의 차이로 구성된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미각을 시각적 등가물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미각이 환기하는 촉각적 상상, 후각적 기억, 공간적 밀도를 이미지 환경 안으로 옮기는 감각전이의 과정이다. 따라서 《Taste Series》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맛을 알아볼 수 있는 도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가 표면과 공간의 상태를 통해 특정 감각의 잔여를 신체적으로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점에서 작품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을 자동 산출의 결과가 아니라, 미각 이미지를 표면과 공간으로 재조직하는 작품 제작 방법론의 사례로 제시한다.

그림 2는 네 개의 미각 범주가 동일한 욕실 구조 안에서 서로 다른 표면 조건으로 전환된 결과를 보여준다.

Fig. 2.

Four taste images from Taste Series: sweetness, sourness, umami, and bitterness from left to right

2. 공간 설정: 1인용 욕실

《Taste Series》의 네 이미지는 모두 1인용 욕실이라는 동일한 공간 구조를 공유한다. 욕실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각을 압축하고 증폭하는 공간적 장치로 설정된다. 좁고 밀폐된 욕실은 벽, 바닥, 천장과 신체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며, 습도, 냄새, 피부 접촉, 사적인 신체 행위의 기억을 환기한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은 미각을 단순히 입 안의 감각으로 제한하지 않고, 몸 전체가 반응하는 환경적 감각으로 확장하는 데 적합하다.

공간 경험은 시각적 형태의 인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간은 피부, 호흡, 근육, 균형감각, 기억이 함께 반응하는 전신적 경험의 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3]. 이러한 관점에서 욕실은 중립적 실내가 아니라, 표면의 감각적 효과가 신체적 긴장과 후각적 기억으로 확장되는 장소가 된다. 예를 들어 축축한 막이나 이끼 표면은 그것이 놓인 공간이 넓은 외부 환경일 때와 좁은 욕실일 때 서로 다른 감각적 효과를 만든다. 좁은 욕실 안에서 표면은 멀리서 관찰되는 재질이 아니라, 몸에 가까이 다가오는 환경적 피부처럼 작동한다.

동일한 욕실 구조를 네 이미지에 반복적으로 적용한 것은 방법론적으로도 중요하다. 만약 각 미각 범주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구성되었다면, 감각의 차이는 표면 상태가 아니라 장소의 차이, 서사의 차이, 오브젝트 배치의 차이로 읽힐 수 있다. 반면 동일한 공간 구조를 유지하면 관람자는 네 이미지의 차이를 공간의 종류가 아니라 표면의 밀도, 습도, 거칠기, 응집성의 차이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1인용 욕실은 감각전이를 위한 배경이 아니라, 감각 차이를 표면 조건에 집중시키는 제작적 통제 장치로 기능한다.

3. 최종 결과물 형식

《Taste Series》의 이미지는 프롬프트 기반 생성 과정을 통해 다수의 변이로 산출된 뒤, 선별, 세부 보정, 톤 조정, 텍스처 강화, 업스케일링을 거쳐 최종 이미지로 완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완성 이미지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표면과 공간 조합을 제안하는 제작 환경으로 사용되었다. 제작자는 산출된 이미지들 가운데 감각전이의 방향에 부합하는 결과를 선별하였다.

최종 이미지는 디아섹(Diasec) 프린트 형식으로 제작된다. 이는 작품이 단순히 화면 안에서 소비되는 디지털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 공간에서 물질적 표면을 가진 이미지 오브젝트로 제시됨을 의미한다. 디아섹 프린트의 매끄럽고 밀도 있는 표면은 이미지 내부의 질감과 실제 출력물의 물질성을 다시 연결한다. 따라서 최종 결과물의 형식은 생성형 AI 이미지의 시각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본 논문이 다루는 표면, 공간, 감각전이의 문제를 전시 조건 안에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Ⅳ. 제작 방법: 감각전이 기반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 과정

1. 미각 범주의 변수화

《Taste Series》의 제작은 네 가지 미각 범주를 직접적인 음식 도상으로 재현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은 일반적으로 특정 음식이나 재료의 이미지와 쉽게 연결된다. 그러나 본 작업에서는 이러한 즉각적 대응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각 미각이 신체에 남기는 잔여감과 분위기를 표면 상태와 공간 조건으로 전환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각은 하나의 사물 이미지가 아니라, 표면의 질감, 공간의 밀도, 신체적 연상을 통해 구성되는 감각적 환경으로 재설정되었다.

이를 위해 제작자는 각 미각 범주를 네 가지 변수로 나누어 설정하였다. 첫째, 표면 변수는 해당 감각을 환기하는 재료적 상태를 의미한다. 둘째, 공간 조건은 그 표면이 욕실이라는 압축된 공간 안에서 어떤 분위기로 확장되는지를 가리킨다. 셋째, 배제한 직접 도상은 감각을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만드는 익숙한 이미지 요소를 의미한다. 넷째, 감각 잔여는 해당 미각이 이미지 안에서 최종적으로 남겨야 하는 신체적 느낌을 뜻한다. 이러한 변수화는 생성형 AI가 산출하는 이미지의 방향을 통제하기 위한 기준이자, 제작자가 결과물을 선별하고 폐기하는 판단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표 1의 변수는 감각을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하기 위한 분류가 아니라, 생성과 선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적용되는 제작 기준이다. 예를 들어 단맛의 경우 사탕이나 케이크와 같은 직접 도상이 등장하면 감각의 의미는 즉시 전달될 수 있지만, 본 작업이 목표로 한 포화감과 감싸는 밀도는 약화된다. 따라서 단맛은 음식 이미지가 아니라 부드러운 털과 섬유질의 두터운 표면으로 전환되었다. 신맛 역시 레몬의 도상 대신 응결, 파열, 점성 흐름을 가진 반투명 막으로 설정되었고, 감칠맛은 발효 음식의 이미지가 아니라 습윤한 이끼와 축적의 표면으로, 쓴맛은 커피나 약초의 도상이 아니라 탄화된 나무껍질과 박락된 표면으로 구성되었다.

Variables of Sensory Transposition by Taste Category

이러한 변수화는 감각전이가 감각의 등가 번역이 아니라 변위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미각은 시각적 대상과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재료적 상태와 공간적 분위기로 이동할 때 새로운 이미지 경험을 형성한다. 따라서 본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단맛처럼 보이는가”가 아니라, “어떤 표면과 공간 조건이 단맛의 신체적 잔여를 환기하는가”이다.

2. 제작 도구와 기본 조건

본 제작은 Google Gemini의 이미지 생성 및 편집 기능을 주요 생성 도구로 사용하여 진행하였다. 이 기능은 생성 및 편집이 가능한 Nano Banana 계열 이미지 생성 기능을 포함하며,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 프롬프트와 참조 이미지 기반 편집을 결합하여 미각별 표면 조건을 실험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후반 보정에는 Adobe Photoshop을 사용하였고, 최종 출력 전 이미지 해상도와 세부 질감의 안정화를 위해 Topaz Gigapixel을 사용하였다.

각 도구의 역할은 서로 다르게 설정되었다. Google Gemini는 기본 공간 구조와 미각별 표면 변이를 생성하는 단계에서 사용되었고, Photoshop은 생성 결과에서 발생한 색조 불균형, 과도한 장식성, 세부 형상 오류, 표면과 공간의 불연속성을 조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Topaz Gigapixel은 디아섹 프린트 형식의 최종 출력을 고려하여 이미지의 해상도와 표면 세부를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 도구의 명시는 특정 AI 모델의 성능 비교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는 미각 이미지의 감각전이를 위해 생성, 보정, 출력 과정이 각각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제작 조건을 바탕으로 다음 절에서는 참조 이미지 설정과 미각별 프롬프트 구성 방식을 설명한다.

3. 참조 이미지 설정과 프롬프트 구성

제작 과정은 먼저 네 이미지가 공유할 기본 공간 구조를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공간은 1인용 욕실로 고정되었으며, 벽, 바닥, 천장, 세면대, 변기와 같은 최소한의 구조 요소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이 기본 욕실 이미지는 이후 미각별 표면 조건을 적용하기 위한 참조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참조 이미지는 네 가지 미각 이미지가 서로 다른 장소나 장면 구성으로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감각 차이가 표면 상태와 공간 분위기의 차이로 읽히도록 하기 위한 방법론적 장치로 기능한다.

프롬프트는 단순히 “sweetness”, “sourness”, “umami”, “bitterness”와 같은 미각 명칭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미각 명칭을 직접 입력할 경우 생성형 AI는 학습된 이미지 관습에 따라 음식, 색채 상징, 익숙한 오브젝트를 산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제작에서는 미각명을 설명하는 프롬프트보다,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프롬프트를 구성하였다. 이때 프롬프트는 최종 이미지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명령어가 아니라, 감각전이의 방향을 설정하고 생성 결과를 판단하기 위한 제작적 장치로 기능하였다.

표 2는 각 미각 범주에 적용된 프롬프트 구성 요소를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내용은 실제 프롬프트 전문의 기계적 복제가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된 의미 단위와 조정 기준을 요약한 것이다.

Prompt Components by Taste Category

표 2의 구성 요소는 미각을 시각적 상징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산출하는 이미지의 방향을 감각전이의 기준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예를 들어 단맛에서는 음식 이미지를 직접 호출하는 대신 부드러운 섬유질과 두터운 표면을 강조하였고, 신맛에서는 과일 도상 대신 응결, 파열, 점성 흐름을 강조하였다. 감칠맛에서는 음식의 풍미 자체보다 습윤한 축적과 배어듦을, 쓴맛에서는 커피나 약초의 상징 대신 탄화, 박락, 건조한 마찰감을 중심으로 프롬프트를 구성하였다.

4. 생성과 반복 조정 과정

《Taste Series》의 제작 과정은 공간 구조 설정, 미각 범주별 표면 변수 설정, 표면-공간 결합 이미지 생성, 출력물 선별, 보정 및 업스케일링, 최종 출력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 과정은 선형적으로 한 번에 완료되는 절차라기보다, 생성 결과를 확인한 뒤 다시 변수와 프롬프트를 조정하는 반복적 구조에 가까웠다. 생성형 AI는 각 단계에서 다양한 시각적 가능성을 제안하였고, 제작자는 그 결과가 감각전이의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며 이미지를 수렴시켰다.

첫 단계에서는 네 이미지가 공유할 기본 공간 구조를 설정하였다. 공간은 1인용 욕실로 고정되었으며, 벽, 바닥, 천장, 세면대, 변기와 같은 최소한의 구조 요소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이 단계의 목적은 특정 맛을 설명하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미각 범주가 동일한 공간 조건 안에서 비교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있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각 미각 범주에 대응하는 표면 변수를 설정하였다. 이때 표면은 단순한 텍스처나 장식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감각적 환경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다루어졌다. 따라서 제작 과정에서는 표면이 벽이나 바닥 일부에 부착된 장식처럼 보이는 결과보다, 공간 전체의 피부처럼 확장되는 결과를 우선하였다. 표면이 공간과 분리되지 않고, 욕실 전체의 밀도와 분위기를 바꿀 때 감각전이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공간 구조와 표면 변수를 결합한 이미지를 생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다수의 변이를 산출하였으나, 산출물은 곧바로 최종 이미지로 채택되지 않았다. 생성 결과는 공간 구조의 유지 여부, 표면의 환경화 정도, 감각 잔여의 명확성, 직접 도상의 개입 여부를 기준으로 검토되었다. 생성형 AI의 창작 활용이 단일 결과의 수용이 아니라 생성, 비교, 평가, 수정의 반복 과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은 디자인 분야의 논의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6]. 본 제작에서도 생성형 AI는 완성된 결과를 제공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각전이를 실험하기 위한 변이 생성 환경으로 사용되었다.

이 반복 과정에서 프롬프트는 고정된 문장이 아니라 생성 결과에 따라 조정되는 제작 변수로 작동하였다. 예를 들어 음식 도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경우에는 해당 음식명이나 색채 상징을 약화하고, 표면의 물질적 상태와 공간적 분위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프롬프트를 수정하였다. 공간 구조가 무너지는 경우에는 욕실의 구조 요소와 시점 조건을 다시 강조하였고, 표면이 독립 오브젝트처럼 보이는 경우에는 표면이 벽, 바닥, 천장 전체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보강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출력물을 선별하고 폐기하였다. 이 단계에서 제작자의 판단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비시각 감각에는 명확한 시각적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물의 품질은 이미지의 사실성이나 장식성만으로 판단될 수 없었다. 제작자는 생성된 이미지가 설정된 미각 범주의 감각 잔여를 충분히 환기하는지, 표면과 공간이 하나의 환경으로 결합되었는지, 직접적 음식 도상에 기대지 않는지를 반복적으로 검토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선별된 이미지에 대해 톤 조정, 세부 형상 정리, 텍스처 강화, 업스케일링을 수행하였다. 이 보정 과정은 단순한 후반 작업이 아니라 감각전이를 안정화하는 제작 단계이다.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에는 종종 공간적으로 불필요한 형상, 과도한 장식, 표면의 불균질성, 구조적 왜곡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미지는 단순한 AI 산출물이 아니라, 제작자의 감각적 판단을 거친 최종 작품으로 완성된다.

5. 선별 및 폐기 기준

생성형 AI는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이미지를 산출하지만, 그 결과가 항상 작업의 개념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각 범주를 프롬프트에 포함할 경우, AI는 학습된 시각 관습에 따라 음식, 색채 상징, 장식적 질료, 익숙한 감정 코드를 산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제작자는 생성 결과를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감각전이의 기준에 따라 반복적으로 평가하였다.

폐기 기준은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음식 도상이 직접 등장하는 이미지는 폐기하였다. 둘째, 표면이 벽, 바닥, 천장의 환경 조건이 아니라 독립된 오브젝트처럼 보이는 경우 폐기하였다. 셋째, 욕실의 기본 구조가 무너지는 이미지는 폐기하였다. 넷째, 감각적 분위기보다 장식성이 강한 이미지는 제외하였다. 다섯째, 불필요한 형상이나 서사적 요소가 등장하는 이미지는 폐기하였다. 여섯째, 네 이미지의 공간적 통일성이 깨지는 결과는 제외하였다. 이러한 기준은 음식 도상으로의 회귀, 표면과 공간의 분리, 장면 구성의 변화, 시각적 과잉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즉 폐기 기준은 단순히 실패한 이미지를 걸러내는 기준이 아니라, 미각 이미지를 직접 재현에서 감각전이의 방향으로 되돌리는 조정 기준으로 작동하였다.

표 3은 생성 이미지의 채택 및 폐기 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이 기준은 결과 이미지를 사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항목일 뿐 아니라, 반복 생성 과정에서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다음 생성을 조정하는 기준으로도 사용되었다.

Selection and Rejection Criteria for Generated Images

표 3에서 보듯, 본 제작에서 선별과 폐기는 감각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분기점이었다. 감각적 설득력은 생성 이미지의 양이나 시각적 정교함에서 직접 발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떤 결과를 버리고, 어떤 표면을 남기며, 어떤 공간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반복적 판단을 통해 형성되었다. 따라서 《Taste Series》의 제작 방법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이미지 생산이라기보다, 생성형 AI의 변이 산출 능력과 제작자의 감각적 판단이 결합된 인간 매개형 감각전이 워크플로우로 이해할 수 있다.

6. 보정, 업스케일링, 최종화

선별된 이미지는 Photoshop을 통해 후반 보정되었다. 보정의 목적은 이미지를 미적으로 장식하거나 임의로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 단계에서 설정한 감각전이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시각적 오류를 제거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색조와 명암의 균형, 표면 질감의 밀도, 벽과 바닥의 연결부, 과도하게 돌출된 형상, 공간 구조의 불안정한 부분을 조정하였다. 특히 표면이 공간 전체의 상태로 보이지 않고 특정 사물이나 장식처럼 분리되는 경우, 보정 과정에서 표면과 공간의 연속성을 강화하였다.

Topaz Gigapixel은 최종 출력 전 이미지의 해상도와 세부 질감을 안정화하는 단계에서 사용되었다. 《Taste Series》는 디아섹(Diasec) 프린트 형식으로 제시되는 작업이므로, 화면상 이미지의 인상뿐 아니라 출력 시 표면의 밀도와 세부 질감의 유지가 요구된다. 따라서 업스케일링은 단순한 해상도 확대가 아니라, 최종 출력물에서 표면의 질감과 공간적 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최종화 과정으로 기능한다.

이와 같은 후반 과정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에서 인간의 역할이 생성 이전의 프롬프트 작성에만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제작자는 생성 결과를 선별한 뒤에도 보정과 업스케일링을 통해 감각전이의 방향을 안정화한다. 따라서 최종 이미지는 AI가 자동으로 산출한 결과가 아니라, 생성형 AI의 변이 생성, 제작자의 선별과 폐기, 후반 보정과 출력 조건이 결합된 작품 제작의 결과물이다.

7. 제작 워크플로우와 방법론적 의미

그림 3은 이러한 감각전이 이미지 제작의 과정을 워크플로우로 정리한 것이다. 이 도식은 프롬프트 설계, 생성형 AI 산출, 인간의 선별 판단, 후반 보정, 최종 감각전이 이미지의 단계를 보여주며, 폐기 기준에 해당하는 결과가 다시 변수 조정 및 재생성 단계로 되돌아가는 구조를 포함한다.

Fig. 3.

Workflow of Sensory Transposition Image Production

본 논문에서 제작 방법론은 동일한 이미지를 기술적으로 복제하기 위한 절차를 의미하지 않는다. 생성형 AI 이미지는 모델의 상태, 입력 조건, 편집 과정, 생성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재현 가능성은 최종 이미지를 동일하게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미각 이미지를 감각전이의 방식으로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변수, 참조 이미지 조건, 프롬프트 구성 방식, 선별 및 폐기 기준, 후반 보정 절차를 명시한다는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Taste Series》의 제작 방법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을 자동 산출의 결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생성형 AI는 다수의 변이를 제안하는 환경으로 작동하고, 제작자는 그 변이들 가운데 감각전이의 방향에 부합하는 결과를 선택하고,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폐기하며, 최종적으로 표면과 공간의 결합이 유지되도록 보정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 제시한 방법론은 미각 이미지를 직접 도상으로 환원하지 않고, 표면과 공간의 조건으로 전이하기 위한 인간 매개형 제작 절차이다.


Ⅴ. 사례 분석: 네 가지 미각의 감각전이

본 장에서는 《Taste Series》의 네 이미지를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의 순서로 분석한다. 분석의 초점은 각 이미지가 해당 미각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가에 있지 않다. 오히려 본 장은 음식 도상이 제거된 상태에서 표면 상태와 공간 분위기가 어떻게 특정 미각의 신체적 잔여를 환기하는지를 검토한다. 네 이미지는 모두 1인용 욕실이라는 동일한 공간 구조를 공유하지만, 각기 다른 표면 조건을 통해 서로 다른 감각적 밀도와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때 감각전이는 미각을 시각적 대상과 일치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표면과 공간을 통해 다른 감각 조건으로 옮기는 제작적 변위로 작동한다.

본 장의 분석은 Ⅳ장에서 제시한 제작 변수, 즉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각 이미지는 완성된 결과물의 미적 인상만이 아니라, 생성형 AI 제작 과정에서 설정된 변수와 선별 기준이 최종 이미지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사례로 검토된다.

1. 단맛: 포근한 표면과 감싸는 밀도

단맛 이미지는 설탕, 사탕, 케이크, 과일과 같은 직접 도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욕실의 벽, 바닥, 천장을 부드러운 털과 섬유질 표면으로 덮어, 단맛을 특정 음식의 이미지가 아니라 포근하고 두터운 환경적 상태로 전환한다. 이 이미지에서 핵심은 “달다”는 의미를 즉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단맛이 남기는 충만함, 부드러움, 감싸는 감각을 밀폐된 환경의 밀도로 구성하는 데 있다.

단맛 이미지에서 표면 변수는 부드러운 털, 섬유질, 두터운 질감으로 구성된다. 이 표면은 벽이나 바닥에 부분적으로 부착된 장식이 아니라, 욕실 내부를 감싸는 피부처럼 확장된다. 벽과 바닥의 경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지만, 표면의 연속성 때문에 실내는 부드러운 막 안에 둘러싸인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구성은 관람자가 표면을 멀리서 식별하기보다, 그 표면에 둘러싸인 신체 상태를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촉각적 시각성의 관점에서 이미지는 명확한 형태를 제시하는 대신, 표면을 통해 신체적 기억과 접촉의 상상을 불러올 수 있다[1]. 단맛 이미지는 이러한 원리를 제작 과정에 적용하여 촉각적 포화감을 형성한다.

이때 단맛은 밝고 귀여운 색채나 디저트의 기호로 환원되지 않는다. 오히려 욕실이라는 사적이고 신체적인 공간 안에 과도하게 부드러운 표면이 적용되면서, 편안함과 낯섦이 동시에 발생한다. 포근한 표면은 보호받는 감각을 만들지만, 그것이 욕실 내부를 두텁게 점유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과잉과 밀폐감도 동반한다. 이 양가성은 단맛을 단순한 쾌감으로 고정하지 않고, 신체를 감싸고 포화시키는 감각적 상태로 확장한다.

따라서 단맛 이미지에서 감각 잔여는 충만함, 부드러움, 포화감, 감싸임으로 정리된다. 이는 두터운 섬유질 표면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단맛을 신체적 밀도와 접촉감의 환경으로 전환한 결과이다.

2. 신맛: 막, 응결, 파열의 긴장

신맛 이미지는 레몬, 라임, 식초, 산미가 강한 과일과 같은 직접 도상을 배제한다. 대신 반투명한 막, 응결된 물기, 파열의 흔적, 점성의 흐름을 통해 신맛의 날카롭고 수축적인 감각을 구성한다. 이 이미지에서 신맛은 시각적으로 식별 가능한 과일의 산미가 아니라, 표면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터질 듯한 상태로 전이된다.

신맛 이미지에서 표면 변수는 반투명한 막, 응결, 파열, 점성 흐름으로 구성된다. 신맛의 표면은 단맛의 두터운 섬유질과 달리 얇고 예민한 막처럼 작동한다. 벽면과 바닥에 형성된 광택, 습기, 흐름의 흔적은 욕실 내부를 차갑고 불안정한 상태로 만든다. 관람자는 이 표면을 보면서 실제로 접촉하지 않더라도, 차갑고 미끄럽고 약간 따가운 감각을 상상하게 된다. 체화된 이미지 경험에 관한 논의에서는 관람자가 이미지를 단지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감각과 기억을 통해 반응한다고 본다[2]. 신맛 이미지는 이러한 체화된 반응을 표면의 예민함과 습윤성으로 유도한다.

특히 신맛 이미지에서 중요한 것은 파열과 응결의 결합이다. 응결은 습도와 차가움을 암시하고, 파열은 산미가 지닌 날카로운 자극과 신체적 수축감을 연상시킨다. 이 두 요소가 욕실이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결합하면서, 신맛은 혀끝의 자극을 넘어 피부와 호흡이 반응하는 차가운 압박감으로 확장된다. 따라서 이 이미지는 “신맛 나는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맛이 몸에 남기는 팽팽함과 예민함을 실내의 감각적 상태로 구성한다.

신맛 이미지에서는 응결, 파열, 점성 흐름을 통해 긴장, 자극, 팽팽함, 수축감의 감각 잔여가 형성된다. 이는 신맛을 혀끝의 자극에서 피부와 호흡이 반응하는 공간적 긴장으로 확장한다.

3. 감칠맛: 이끼, 흡수, 축적의 잔류감

감칠맛 이미지는 국물, 장류, 고기, 발효 음식과 같은 직접적 음식 도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습윤한 이끼, 흡수된 표면, 축적된 질감, 서서히 번지는 녹색의 밀도를 통해 감칠맛을 구성한다. 감칠맛은 단맛이나 신맛처럼 즉각적이고 강한 자극으로 전달되기보다, 입 안에 오래 남고 천천히 배어드는 감각으로 경험된다. 본 이미지는 이러한 지속성과 잔류감을 이끼의 표면 상태로 전환한다.

감칠맛 이미지에서 표면 변수는 이끼, 습기, 흡수, 축적, 배어듦으로 구성된다. 이끼 표면은 벽, 바닥, 천장으로 확장되지만, 단맛의 섬유질처럼 포근하게 감싸기보다는 천천히 침투하고 축적되는 느낌을 만든다. 습윤한 표면은 욕실 내부를 오래된 장소처럼 보이게 하며, 시간의 축적과 냄새의 잔류를 암시한다. 이때 감칠맛은 특정 음식의 맛이 아니라, 장소 안에 배어 있는 감각의 지속성으로 재구성된다. 다감각적 공간론에서는 공간이 시각적 형태의 합이 아니라 피부, 호흡, 기억이 함께 반응하는 장으로 이해된다[3]. 감칠맛 이미지는 이러한 공간적 감각을 활용하여, 맛을 입 안의 감각에서 장소에 스며 있는 잔여감으로 이동시킨다.

감칠맛 이미지의 중요한 특징은 표면의 적극적 자극보다 낮은 강도의 지속성에 있다. 이끼는 눈에 강하게 돌출되는 장식적 표면이 아니라, 공간에 밀착되어 천천히 퍼지는 환경적 표면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이미지는 관람자에게 즉각적인 충격을 주기보다, 습도, 냄새, 오래 머무는 여운을 상상하게 만든다. 맛은 음식의 형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장소 안에 남아 있는 흡수와 축적의 상태로 옮겨진다.

감칠맛 이미지에서 감각 잔여는 지속성, 배어듦, 습윤함, 잔류감으로 정리된다. 이는 이끼와 축적된 습윤 표면이 공간에 천천히 스며들면서 감칠맛을 순간적인 자극이 아닌 오래 머무는 감각적 시간성으로 전환한 결과이다.

4. 쓴맛: 탄화, 박락, 마찰의 단절감

쓴맛 이미지는 커피, 약초, 탄 음식과 같은 직접적 도상을 배제하고, 탄화된 나무껍질과 박락된 표면을 통해 구성된다. 쓴맛은 대체로 건조함, 무게, 수축, 거친 잔여감과 연결된다. 본 이미지에서는 이러한 감각이 검고 거친 표면, 벗겨진 층, 마찰적인 질감, 침잠된 공간 분위기를 통해 표현된다.

쓴맛 이미지에서 표면 변수는 탄화, 박락, 거침, 건조함으로 구성된다. 쓴맛의 표면은 다른 세 범주에 비해 가장 단절적이다. 단맛의 표면이 몸을 감싸고, 신맛의 표면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감칠맛의 표면이 천천히 배어든다면, 쓴맛의 표면은 갈라지고 벗겨지며 끊어진다. 탄화된 표면은 시각적으로 어둡고 무겁지만, 동시에 만졌을 때 부스러질 것 같은 건조한 촉각을 환기한다. 이러한 표면은 욕실 내부를 따뜻하거나 습한 공간이 아니라, 공기가 빠지고 말라붙은 장소로 느끼게 한다.

쓴맛 이미지에서 감각전이는 특히 마찰과 폐쇄성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쓴맛은 단순히 불쾌한 맛이 아니라, 입 안에 오래 남는 거친 잔여와 신체적 거부감을 동반한다. 이 이미지는 그 감각을 탄화, 박락, 거친 결의 표면으로 이동시킨다. 표면은 욕실 내부를 덮고 있지만, 그 연속성은 매끄럽지 않다. 오히려 곳곳에서 갈라지고 벗겨지며, 관람자의 시선을 불편하게 멈추게 한다. 이 불연속성은 쓴맛의 감각적 성격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도, 건조함과 마찰감의 형태로 환기한다.

또한 쓴맛 이미지는 욕실의 밀폐성을 가장 무겁게 드러낸다. 같은 공간 구조가 사용되었음에도, 탄화된 표면은 공간을 침잠시키고 외부와 단절된 장소처럼 만든다. 이는 공간 구조가 동일하더라도 표면 상태가 달라질 때 감각적 분위기가 어떻게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쓴맛 이미지는 감각전이가 개별 오브젝트의 묘사가 아니라, 표면과 공간의 결합을 통해 환경 전체를 재구성하는 과정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쓴맛 이미지에서 감각 잔여는 건조함, 마찰감, 무게, 단절감으로 나타난다. 이는 탄화와 박락의 표면이 공간을 침잠시키고 불연속적인 촉각을 형성하며 쓴맛을 신체에 오래 남는 거친 잔여와 폐쇄적 분위기로 확장한 결과이다.

5. 네 이미지의 비교와 감각전이의 구현

네 사례는 동일한 욕실 구조를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표면 상태를 통해 각기 다른 감각적 잔여를 형성한다. 단맛은 감싸는 포화감으로, 신맛은 팽팽한 긴장으로, 감칠맛은 배어드는 잔류감으로, 쓴맛은 건조한 마찰과 단절감으로 구성된다.

이 비교에서 중요한 점은 네 이미지의 차이가 음식 도상이나 장소의 차이에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 이미지는 같은 욕실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관람자는 감각의 차이를 공간의 종류가 아니라 표면의 밀도, 습도, 투명도, 거칠기, 축적 방식의 차이로 읽게 된다. 따라서 동일 공간 구조는 감각전이의 통제 조건으로 기능하며, 표면 변수는 각 미각의 감각적 차이를 조직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또한 네 이미지는 생성형 AI의 산출물이지만, AI가 미각을 자동으로 해석한 결과로 볼 수 없다. 각 이미지는 직접 도상을 배제하고, 표면과 공간의 결합을 유지하며, 감각 잔여가 분명히 드러나는 결과를 선별한 제작자의 판단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 점에서 《Taste Series》의 감각전이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생성 결과를 비교하고 폐기하고 보정하는 인간 매개형 제작 과정 속에서 형성되었다.

결과적으로 《Taste Series》는 미각 이미지를 음식의 재현이 아니라 표면-공간 환경의 구성으로 제시한다.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은 각각 다른 사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표면 상태와 감각 잔여로 분화된다. 이로써 작품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에서 미각이 직접적 도상으로 환원되지 않고, 표면과 공간의 조직을 통해 감각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Ⅵ. 논 의

앞선 분석은 《Taste Series》에서 네 가지 미각이 음식 도상의 직접 재현이 아니라 표면과 공간의 조합을 통해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때 감각전이는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의 시각적 등가물로 옮기는 번역이 아니라, 미각이 남기는 신체적 잔여를 촉각적 표면, 후각적 기억, 공간의 밀도와 같은 다른 지각 조건으로 이동시키는 제작적 변위이다. 촉각적 시각성의 논의가 이미지 표면을 통해 촉각, 후각, 미각의 기억이 환기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면[1], 본 연구는 이를 생성형 AI 제작 과정에서 표면과 공간을 설계하고 선별하는 방법론으로 확장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감각전이는 미각 이미지를 음식 도상의 대체물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미각을 표면 변수와 공간 조건의 관계 안에서 재조직하는 제작 방법론으로 이해된다.

또한 본 제작에서 1인용 욕실 구조를 네 이미지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것은 단순한 형식적 통일이 아니라 방법론적 통제 장치로 기능한다. 공간 구조가 달라지면 관람자는 감각 차이를 표면의 차이가 아니라 장소, 사물, 장면 구성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동일한 욕실 구조가 유지될 때, 미각 범주 간의 차이는 표면의 두께, 습도, 밀도, 거칠기와 같은 물질적 조건의 차이로 집중된다. 공간이 배경이 아니라 몸 전체가 반응하는 감각 환경이라는 점에서[3], 욕실 구조는 표면의 감각적 효과를 압축하고 증폭하는 제작 조건이 된다. 따라서 동일한 욕실 구조는 네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통일하기 위한 배경 설정이 아니라, 감각의 차이를 표면 조건의 차이로 읽히게 하는 비교 가능성의 조건이다.

Ⅳ장에서 제시한 제작 변수와 선별 기준은 이러한 비교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적 장치로 작동하였다.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는 생성 이전의 프롬프트 구성뿐 아니라 생성 이후의 선별, 폐기, 보정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적용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방법론은 단일한 이미지 산출 절차가 아니라, 감각전이의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제작 변수를 설정하고 결과 이미지를 판단하는 반복적 과정으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Taste Series》의 제작 과정은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의 핵심이 프롬프트 입력 자체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는 다양한 이미지 변이를 산출하지만, 감각전이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제작자는 직접 도상, 공간 구조 붕괴, 표면-오브젝트 분리, 장식성 과잉과 같은 결과를 폐기하며 이미지를 수렴시켰다. 이러한 과정은 생성형 AI 활용이 생성, 비교, 평가, 수정의 반복 구조로 이루어진다는 논의와 연결된다[6]. 또한 인간-AI 창작에서 인간의 역할은 결과물을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탐색 범위 안에서 판단과 선택을 수행하는 데 있다[7]. 이 점에서 《Taste Series》는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을 자동화된 이미지 생산이 아니라, 비시각 감각을 표면과 공간 속에 재배치하는 인간 매개형 감각 설계 과정으로 이해하게 한다.

본 논문에서의 결과 검토는 작품 제작 논문의 성격에 따라, 관람자 반응 실험이나 정량적 평가보다 제작 변수와 최종 이미지 사이의 일관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는 동일 공간 구조의 유지, 직접 도상의 배제, 표면과 공간의 결합, 감각 잔여의 구현 여부를 기준으로 《Taste Series》의 결과 이미지를 검토하였다. 이러한 검토 방식은 감각전이 이미지의 수용 효과를 객관적으로 일반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작자-연구자의 실천 안에서 생성형 AI 이미지가 어떻게 감각적 설득력을 갖는 결과로 수렴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Ⅶ. 결 론

본 논문은 생성형 AI 이미지 시리즈 《Taste Series》의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미각 이미지가 직접적 도상이 아니라 표면과 공간의 조직을 통해 구성될 수 있음을 감각전이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단맛, 신맛, 감칠맛, 쓴맛은 각각 음식 이미지로 재현되지 않고, 부드러운 섬유질, 응결된 막, 습윤한 이끼, 탄화된 표면과 같은 서로 다른 표면 조건으로 전환되었다. 이를 통해 미각은 특정 사물의 이미지가 아니라, 신체적 잔여와 공간적 분위기를 통해 구성되는 감각적 환경으로 재배치되었다.

본 연구에서 감각전이는 미각을 시각적 등가물로 번역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각이 남기는 촉각적 상상, 후각적 기억, 공간적 밀도를 표면과 공간의 조건으로 이동시키는 제작 방법론으로 제시되었다. 《Taste Series》는 이러한 감각전이의 가능성을 네 가지 미각 범주와 동일한 1인용 욕실 구조를 통해 구체화한 사례이다.

본 연구의 기여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개념적으로 비시각 감각의 생성형 AI 이미지화를 감각전이로 설명함으로써, 감각의 직접 재현을 넘어서는 제작론적 관점을 제안하였다. 둘째, 방법론적으로 미각 범주를 표면 변수, 공간 조건, 배제 도상, 감각 잔여로 나누어 분석 가능한 제작 변수로 정리하였다. 셋째, 제작론적으로 생성형 AI 이미지의 감각적 설득력이 프롬프트 입력 자체가 아니라, 생성된 결과를 반복적으로 선별, 폐기, 보정하는 제작자-연구자의 판단 과정에서 형성됨을 밝혔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는 완성 이미지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시각적 변이를 제안하는 제작 환경으로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변이는 제작자의 선별과 보정을 거쳐 감각전이의 방향으로 수렴되며, 최종 이미지는 이 상호작용의 결과로 형성된다.

다만 본 연구는 하나의 작품 사례에 기반한 제작연구로서, 관람자 반응에 대한 실증 분석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갖는다. 향후 연구에서는 관람자 인터뷰, 감각 언어 분석, 의미분별척도 등을 통해 감각전이 이미지가 실제 수용 과정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경험되는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후속 연구는 본 논문에서 제시한 감각전이 방법론을 후각, 촉각, 청각 등 다른 비시각 감각의 이미지화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가상융합대학원의 연구 결과로 수행되었으며 (RS-2024-00418847), 2026년도 교육부 및 서울특별시의 재원으로 서울RISE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결과입니다 (2026-RISE-01-0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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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 희

- 2008년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사

- 2011년 : University College London Slade School of Fine Art MFA

- 2013년 :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Chelsea Collage of Arts MRes

- 2025년 9월 ~ 현재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예술공학 박사과정

- ORCID : https://orcid.org/0009-0008-4768-6616

- 주관심분야 : 현대미술, 인공지능 예술, 미디어아트, 매체미학, 기술미학

한 상 임

- 2013년 :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BFA

- 2017년 :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MFA

- 2025년 3월 ~ 현재 : 조교수,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 ORCID : https://orcid.org/0009-0008-5134-5275

- 주관심분야 : 인공지능 예술, 미디어아트, 현대미술, 게임엔진

Fig. 1.

Fig. 1.
Relation between Haptic Visuality and Sensory Transposition

Fig. 2.

Fig. 2.
Four taste images from Taste Series: sweetness, sourness, umami, and bitterness from left to right

Fig. 3.

Fig. 3.
Workflow of Sensory Transposition Image Production

Table 1.

Variables of Sensory Transposition by Taste Category

Taste Category Surface Variables Spatial Conditions Excluded Iconography Sensory Residue
Sweetness Soft fur, fibrous texture, thick surface Enveloping density, coziness Candy, cake, pink sweetness codes Fullness, saturation
Sourness Translucent membrane, condensation, rupture, viscous flow Cold, heightened tension Lemon, sour fruits Tautness, stimulation
Umami Moss, absorption, accumulation, moist surface Permeation, persistence Broth, soybean paste, fermented foods Lingering residue, permeation
Bitterness Charred bark, flaking, rough surface Heaviness, severance, sinking Coffee, medicinal herbs, burnt foods Dryness, friction

Table 2.

Prompt Components by Taste Category

Taste Category Surface Prompt Components Spatial Prompt Components Negative / Exclusion Conditions Target Sensory Effect
Sweetness soft fur, fibrous texture, thick and enveloping surface, gentle tactile density one-person bathroom, continuous surface across walls and floor, enclosed atmosphere no candy, no cake, no dessert objects, no decorative pink sweetness codes fullness, softness, saturation, bodily enclosure
Sourness translucent membrane, condensation, rupture, viscous flow, wet tension cold bathroom atmosphere, heightened spatial tension, reflective wet surfaces no lemon, no lime, no fruit, no literal sour food tautness, stimulation, acidity-like tension
Umami moss-like accumulation, absorption, moist surface, layered growth humid enclosed bathroom, permeating surface, persistent atmosphere no broth, no fermented food, no soybean paste, no food bow lingering residue, absorption, slow permeation
Bitterness charred bark, flaking texture, rough dry surface, burnt layers heavy and sinking bathroom space, darkened density, severed atmosphere no coffee, no medicinal herbs, no burnt food objects dryness, friction, heaviness, severance

Table 3.

Selection and Rejection Criteria for Generated Images

Criterion Adopted Result Rejected Result Methodological Role
Direct iconography Taste is suggested through surface and spatial atmosphere Food objects or literal taste symbols appear Maintains sensory transposition rather than direct representation
Spatial consistency One-person bathroom structure remains recognizable Bathroom structure collapses or changes into another scene Secures comparability across four taste images
Surface-space integration Surface appears as an environmental condition of walls, floor, and ceiling Surface appears as a separate object or decoration Keeps taste as spatial atmosphere rather than object depiction
Sensory residue Image leaves tactile, olfactory, or bodily association Image remains visually decorative or merely symbolic Strengthens perceptual persuasiveness
Visual restraint Image avoids excessive narrative, figure, or symbolic elements People, objects, signs, or dramatic lighting dominate Prevents semantic distraction
Post-refinement potential Errors can be corrected while preserving sensory direction Structural distortion or excessive inconsistency cannot be corrected Determines whether Photoshop correction is vi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