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Broadcast Engineering
[ Special Paper ]
JOURNAL OF BROADCAST ENGINEERING - Vol. 31, No. 5, pp.930-947
ISSN: 1226-7953 (Print) 2287-913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6
Received 21 Jul 2026 Revised 22 Aug 2026 Accepted 24 Aug 2026
DOI: https://doi.org/10.5909/JBE.2026.31.5.930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내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탐색: 계층분석과정(AHP)의 적용

최재서a) ; 김동근b) ; 김정환a), ‡
a)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b)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Exploring R&D Priorities for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in Virtual Production Studios: An Analytic Hierarchy Process Approach
Jaeseo Choia) ; Donggeun Kimb) ; Junghwan Kima), ‡
a)College of Media & Communication, Korea University
b)Department of Media and Communication, Pukyong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김정환(Junghwan Kim) E-mail: evolve@korea.ac.kr Tel: +82-2-3290-5039

Copyright © 2026 Korean Institute of Broadcast and Media Engineers. All rights reserved.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BY-NC-ND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nd/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not altered.”

초록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이하 VP)은 실시간 그래픽·트래킹 기술로 가상 환경과 실사 촬영을 통합하여 제작 효율성과 창의적 표현을 향상시키는 제작 방식이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술의 국가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의 연구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 이하 R&D) 우선순위에 관한 체계적 논의는 미흡하다. 본 연구는 관련 분야의 학계·산업·정책 전문가를 대상으로 계층분석과정(Analytic Hierarchy Process, 이하 AHP)을 적용하여 핵심 기술의 상대적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군의 중요도가 가장 높았으며, 하위 기준에서는 ‘그래픽 모델링’,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 ‘시각 표현 가시화’가 R&D 우선순위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실감 미디어 기술 개발의 정책 방향 수립과 VP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Abstract

Virtual production (VP) is a production approach that integrates virtual environments with live action filming through real-time graphics and tracking technologies, thereby enhancing production efficiency and creative expression. As securing technological competitiveness in digital content production has become increasingly vital at the national level, systematic research on research and development (R&D) priorities for VP and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remains insufficient. This study applied the 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 to determine the relative importance of and priorities among core technologies based on evaluations by academic, industry, and policy experts. The results identified the “Content Creation and Production” category as the most important upper-level criterion. Among the subcriteria, “Graphic Modeling,” “Content Development Platform,” and “Visual Expression and Visualization” were identified as the top R&D priorities. These findings highlight the need to strengthen visual-centric technologies in the early stages of VP workflows and adopt a strategic, evidence-based approach to national R&D investment. This study helps establish policy directions for the development of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and provides practical insights into fostering the sustainable growth of the VP industry.

Keywords:

Virtual Production, Immersive Media Technology, AHP, Technology R&D

Ⅰ. 서 론

최근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은 미디어 산업 전반의 기술 연구개발(Research & Development, 이하 R&D) 투자와 실감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2020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 2024년 「메타버스 산업 육성 지원 사업」 등 주요 정책은 VR(Virtual Reality), AR(Augmented Reality), XR(Extended Reality),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의 실감 미디어 기술 실현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을 통해 콘텐츠 제작 환경을 고도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1]. 그러나 정책 다수는 스튜디오 조성, 인력 양성, 제도 개선 등 생태계 기반 강화에 집중되어 있으며,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R&D 전략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콘텐츠 제작 기술의 완성도를 제고하고,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1], 국가 주도 실감 미디어 기술 R&D의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로 예상된다.

기술 혁신을 통한 제작 효율성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이하 VP)이다. VP는 촬영 중인 디지털 환경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제어할 수 있는 컴퓨터 생성 콘텐츠를 활용하는 영상 제작 방식이다[2]. VP의 등장은 기존 영화·TV 등의 영상 제작 환경에서 시각 효과와 몰입형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으며, 이는 물리적 세트 제작이나 로케이션 촬영을 대체하여 후반 작업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여, 콘텐츠 제작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3]. COVID-19 이후 비대면 제작 수요가 급증하면서 VP는 영상 산업의 핵심 기술이자 글로벌 제작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3]. VP 스튜디오에서는 LED Wall, 실시간 합성, 카메라 트래킹 등 관련 장비 및 실감 미디어 기술들이 활용되며, VR, AR, 메타버스 등의 기술들과의 융합을 통해 방송,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2][4].

VP 기술 활용 범위가 다방면으로 확장되면서 VP 스튜디오 및 실감 미디어 기술 등은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과 문화산업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일례로 정부는 2022년 12월 관계 부처 합동의 ‘신성장 4.0 전략 추진 계획’을 통해 글로벌 신시장 선점을 위해 VP 공공 스튜디오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5]. 이는 신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슈퍼 IP(Intellectual Property) 기업 육성을 위한 제작 인프라 및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제작 인프라와 관련하여 LED Wall 등 첨단 기술을 중소 제작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 스튜디오 조성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이 VP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 주도의 지원 정책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공공 VP 스튜디오 구축, 기업 및 인재 양성 투자, 세제 지원 등의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3].

이처럼 세계 각국이 VP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관련 정책 기반을 마련하고 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실감 미디어 기술 자체 R&D 전략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속 가능한 실감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 인프라, 인력 개발, 재정 지원 등의 정책 이행과 동시에 VP 스튜디오 내에서 활용되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6]. 실감 미디어 산업은 기술 혁신 주기가 빠르고, 글로벌 기업 간의 기술 표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2].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 인프라 조성만으로는 VP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으며, 국가 차원의 R&D 전략 수립 없이는 기술 자립과 산업 확장은 지속되기 어렵다. 국가 주도의 지원 정책은 한정된 시간과 예산에서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이뤄지기에 보다 전략적인 R&D 구조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R&D 우선순위가 어떠한지 파악한 연구는 부족하며, 핵심 기술 요소 간 상대적 중요도에 대한 정량적 분석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복합적인 기술 요소가 상호 연계되어 작동하는 VP 스튜디오 환경에서, 기술 R&D 우선순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계층분석과정(Analytic Hierarchy Process, 이하 AHP)을 활용한다. AHP는 Thomas L. Saaty(1980)가 제안한 다기준 의사결정(Multi-Criteria Decision Making, MCDM) 기법으로,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목표 기준-하위 기준’의 계층 구조로 분해한 후 각 요소 간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방법론이다[7].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과 같이 기술 간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플랫폼 요소가 통합적으로 작동하는 영역에서는 개별 기술의 중요도를 단일 지표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AHP는 전문가의 정성적 판단을 체계적인 비교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기술 간 상대적 중요도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기술 의사결정에 적합한 분석 방법론으로 평가된다[8][9].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술적·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본 연구는 VP 스튜디오라는 구체적인 콘텐츠 제작 환경을 대상으로 실감 미디어 기술 R&D 정책 판단 과정을 정량적으로 구조화함으로써 국가 주도 기술 R&D 평가 및 우선순위 설정에 활용 가능한 판단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이는 선행 문헌들이 개별 기술의 특성이나 산업 동향을 설명하는 데 그쳤던 것을 넘어, 복합적인 기술 요소 간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 가능한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기술 R&D 의사결정 연구의 분석 단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둘째, 정책 관점에서 본 연구는 기존 정책 보고서 및 산업 동향 분석에서 정성적으로 제시되어 온 실감 미디어 기술 중요도 논의를 상대적 가중치에 기반한 정량적 결과로 제시함으로써, 국가 차원에서 기술 투자 판단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VP 산업 활성화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국가 주도 R&D 정책 설계 및 자원 배분 논의에 실질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Ⅱ. 버추얼 프로덕션과 실감 미디어 기술 R&D

본 장에서는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과 관련된 선행연구와 정책·산업 논의를 검토한다. VP 기술의 도입이 콘텐츠 제작 환경에 미친 영향을 다룬 기존 연구를 살펴본 후, 실제 활용 사례와 시장·산업 동향을 정리한다. 이어 VP 스튜디오를 구성하는 실감 미디어 기술과 국가 기술 R&D 정책에 관한 논의를 검토한다.

1. 버추얼 프로덕션 도입과 콘텐츠 제작 생태계 변화

VP는 게임엔진 등 실시간 컴퓨터 그래픽스를 실사 촬영과 결합하여 가상 환경을 실시간으로 합성하는 새로운 영상 제작 기법이다[2]. VP는 전통적 제작 방식에서는 후반작업(Post-production)에 속했던 시각효과(Visual Effects, VFX)의 상당 부분을 촬영 현장에서 곧바로 구현(exempli gratia(이하, e.g.), In-Camera VFX, ICVFX)함으로써 제작 공정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10]. 모션캡쳐, 카메라 트래킹, 실시간 조명, LED Wall이나 크로마키 스크린과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합하여, 배우와 감독이 촬영 현장에서 바로 최종 합성 영상을 확인하며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11]. 이러한 실시간 합성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전례 없는 수준의 창의적 유연성을 제공하며, 촬영 중에도 디지털 아트 요소를 역동적으로 변경 및 조정할 수 있게 한다[12].

VP 관련 선행연구들은 기술 도입이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 방식, 조직 간 협업 및 전문 인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해 왔다[13]. Swords와 Willment는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VP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게임엔진 및 프로그래밍 소양과 전통적인 촬영 경험을 동시에 겸비한 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한다[14]. Lam과 연구자들은 학생, 교수, 산업 파트너가 함께 VP 실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VP 산업 육성 및 콘텐츠 협업 제작의 가능성과 한계 요소를 파악했다.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VP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하드웨어 제약 요인(e.g., 게임엔진 활용 컴퓨팅 인프라), 기술적 적응 요인(e.g., LED 장비 촬영 규격에 맞는 해상도 처리 작업) 등을 도출했다[15]. 이러한 연구들은 VP 산업의 인력 개발 방향과 부서 간 협업을 저해하는 요인을 파악함으로써, VP 기술이 영상 콘텐츠의 제작 방식과 조직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관한 이해를 확장하였다. 또한 VP의 제작 효율성과 교육·인력 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VP 기술 도입으로 인한 기술적·조직적 변화는 VP를 활용한 실제 콘텐츠 제작 사례와 관련 시장의 성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Disney의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과 Netflix의 <고요의 바다>에는 대형 LED Wall과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과 같이 게임엔진 등을 활용한 VP 기술이 도입되었다[3]. 이 콘텐츠들은 현실 세트와 가상 배경을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영상 제작 방식을 도입하여 VP 기술의 이점을 적절히 활용한 선행 사례로 평가받았다[3]. VP 기술의 긍정적 효과와 다양한 콘텐츠 제작 분야로의 확장에 힘입어, 글로벌 VP 시장 규모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약 21억 달러(USD 2.11 billion)로 추정된 VP 시장은 2030년까지 약 67억 달러(USD 6.7 billion)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Compound Annual Growth Rate, CAGR)은 약 18.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14]. 이는 VP가 단기적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영상 산업의 핵심 제작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VP 기술의 등장이 콘텐츠 제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콘텐츠 제작에 있어 노동과 예산의 무게 중심을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프리 프로덕션으로 이전시켰다. VP의 도입은 결과적으로 사전 단계의 인력, 예산, 결정권을 급격히 증가시켰다[14]. 특히, Virtual Art Department(VAD) 파트가 신설되어 세트, 소품, 조명, 날씨까지 디지털 트윈으로 제작이 가능해졌다[3]. 이는 물리적 세트를 담당하는 아트 디렉터와 디지털 VFX를 담당하는 디렉터의 협업 구조를 형성하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는 콘텐츠 제작의 창의적 권한이 전통적인 아트 디렉터, 조명 감독으로부터 VAD로 옮겨가는 사례도 나타났다. 즉, VP의 도입은 콘텐츠 제작에 있어 기술에 대한 이해도, 활용도의 비중이 더 크게 작용해졌다고 볼 수 있다.

둘째, VP는 콘텐츠 제작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있다. COVID-19 팬데믹은 VP 도입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12]. 이는 대규모 인력 및 장비의 이동이 요구되는 로케이션 촬영을 수행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VP의 활용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영상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기업이 VP 스테이지를 자체적으로 구축 및 활용하면서 여러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사는 VP 스튜디오 운영사로, 포스트 프로덕션 작업사는 프리비즈(Pre-visualization) 서비스 제공사로, 기술 기업은 콘텐츠 제작 파트너로 등 각 기업별로 VP 기술의 활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14]. 이는 VP가 산업 간 경계를 재조정하며, 콘텐츠 제작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을 새롭게 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VP의 도입으로 등장한 새로운 기술과 워크플로우는 콘텐츠 제작자 간 지식·기술 역량의 격차를 확대하고 제작 노동의 구조를 변화시켰다. 언리얼·유니티(Unity) 등의 게임엔진 기업이 영화 및 TV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게임산업의 전문 인력이 VAD 에셋 제작과 VP 세트 운영 등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13]. 이에 따라 게임엔진과 VP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콘텐츠 제작사에는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였으며, 제작 주체 간 기술 활용 역량의 격차도 나타났다. 종합하면 VP는 전통적인 영상 제작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작자의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역량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의 변화는 VP 산업의 경쟁력이 물리적 스튜디오의 구축 여부뿐만 아니라, 스튜디오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술 요소를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제작 효율성, 조직 간 협업 및 교육·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었으며, 국가 차원의 기술 R&D 전략 수립에 필요한 기술 요소 간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등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은 부족하였다. 최근 국내외에서 VP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은 공공 스튜디오 구축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 조성에 집중되어 있으며[5], VP 스튜디오 내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기술적 기반에 대한 체계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VP 생태계는 LED Wall, 트래킹 시스템, 렌더링 엔진, 미디어 서버 등 다양한 기술 요소의 융합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인프라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및 기술 고도화가 산업 전반의 접근성을 좌우한다[10]. 따라서 VP 산업 생태계 내 콘텐츠 제작사의 기술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 R&D를 통한 소프트웨어적 접근성 향상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2. 실감 미디어 기술 R&D

실감 미디어 기술(Immersive Media Technology)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혼합현실(MR), 홀로그램, 디지털 트윈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확장하는 기술군으로 정의된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 있어 사용자 감각과 공간 인지 능력을 확장하여 ‘존재감(Presence)’과 ‘몰입감(Immersion)’을 구현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15]. 실감 미디어 기술의 등장 초기에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주로 활용되었으나 COVID-19 팬데믹 전후로 실감 콘텐츠의 활용이 크게 부상하면서 최근에는 교육, 의료, 제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응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16].

이러한 실감 기술의 발전은 VP의 확산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VP는 실시간 렌더링, 카메라 트래킹, 조명 시뮬레이션 등 실감 미디어의 주요 기술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제작 환경을 구현한다. 즉, VP는 실감 미디어 기술들이 실제 제작 단계에서 상호 작용하며 구현되는 통합적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다[17]. VP는 실감 미디어 기술의 집약적 응용 플랫폼으로서, LED Wall, XR 스테이지, 실시간 합성 엔진 등 핵심 기술군이 상호작용하는 복합 시스템이다[18].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경쟁 환경에서 실감 미디어 기술의 확보와 활용 역량은 갈수록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VP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 제작 기법은 제작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도 창작자의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전통 제작 방식 대비 콘텐츠 제작 자유도 및 경제적 효용이 더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19]. 이는 곧 더 적은 자원으로도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동일한 예산으로 더욱 풍부한 시청각 경험을 창출하는 것을 가능케 하며, 치열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우위 확보로 직결된다. 실제로 디지털 콘텐츠 강국을 지향하는 여러 국가들은 VP 기술 인프라 확충 및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한 진흥 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3].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의 국가들은 ‘대학과의 협업을 통한 인력 개발 정책’, ‘VP 활용 콘텐츠에 대한 세액 공제 정책’, ‘해외 스튜디오 유치를 통한 인프라 지원 정책’ 등과 같이 자국의 VP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 주도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3].

자국의 VP 산업 활성화 및 실감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전략적 R&D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실감 기술은 복합 학제적인 기술 영역으로 콘텐츠, 컴퓨터비전, 네트워크, 센서, 디스플레이 등 광범위한 분야의 기초·응용 연구가 유기적으로 진행되어야만 발전이 가능하다[16]. 특정 기업 단독으로는 장기적 투자나 표준화 추진이 어려운 영역에서 정부의 R&D 지원과 협력이 기술 생태계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20]. VP 기술을 활용하여 영상 콘텐츠 제작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여러 국가들은 실감 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 R&D 투자 및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 역시 5G 시대를 맞아 실감 콘텐츠 R&D 예산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XR 윤리 원칙 수립 등 선제적 거버넌스를 모색하는 여러 지원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20].

아울러 중소 제작사나 독립 창작자의 실감 기술 접근성 제고를 위한 지원도 국가 차원에서 중요하다. 현재까지 VP를 비롯한 첨단 실감 제작 환경은 주로 대형 스튜디오나 글로벌 OTT(Over-the-Top) 기업 중심으로 도입되어 왔으나, 기술 민주화 관점에서 중소규모 제작자들도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도구와 플랫폼 개발이 요구된다[14][19]. 즉,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R&D 투자와 정책 지원은 미래 콘텐츠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기술 경쟁력 제고의 필수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전술한 논의로 미루어 보아,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향과 R&D 우선순위를 규명하는 것은 VP 분야의 기술 경쟁력과 국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VP 스튜디오의 개별 실감 미디어 기술 간 상대적 중요도와 한정된 정책 자원의 배분 우선순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AHP 기법을 적용하여 기술별 상대적 중요도와 정책적 R&D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VP 산업 육성과 국가 디지털 제작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R&D 로드맵 수립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Ⅲ.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분석을 위한 AHP 연구설계

1. AHP 개요

본 연구는 실감 미디어 핵심 기술에 대한 R&D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국가 주도의 R&D 정책 제안을 위해 정량적 판단 기준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기 위한 분석 틀로 AHP를 활용하고자 한다. AHP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목표-상위 기준-하위 기준-대안’의 계층 구조로 설정한 뒤, 각 요소의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화하여 우선순위를 도출한다[7]. 평가 요소 간 상대적 중요도는 전문가의 판단을 기반으로 쌍대비교(Pairwise Comparison) 방식으로 수집되며, 1~9점 척도(동일 ~ 상대적으로 더 중요)를 사용한다[21]. 쌍대비교 결과는 고유벡터(Eigenvector) 계산을 통해 가중치(Weight)로 환산되며, 각 요소의 기여도(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22]. AHP는 전문가의 정성적 판단을 정량적으로 계량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됨과 동시에 정량적 판단이 어려운 정책·기술 영역에 적합한 분석방법론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8][23].

AHP는 공공정책, 경영전략, 공급망, 프로젝트 평가, 인적자원관리 등 다양한 의사결정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어 왔다[24]. 최근 국내 정책연구에서도 AHP는 AI 및 빅데이터 등 기술 분야 진흥을 위해 정책적 우선순위를 평가하기 위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최창욱과 연구자들은 AI 미디어 제작환경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를 파악하기 위해 AHP를 활용했으며, 연구 결과를 통해 지능형 미디어 제작 환경을 위한 정책적 지원의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했다[26]. 정현승과 연구자들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 과제의 우선순위를 분석하기 위해 AHP를 활용했으며, 분석 결과를 통해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를 파악하여 실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9]. 이로 미루어 보아, AHP는 정책적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기준 분석 기법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탐색에도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감 미디어 기술과 관련한 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AHP를 통해 분석한 연구 사례 또한 존재한다. 정현승과 연구자들은 국내 VR, AR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추진에 있어 기술·인식 개선, 법·제도 정비, 정부 지원, 인력 양성 총 5가지 상위 기준과 16가지의 하위 기준의 상대적 중요도를 파악하는 AHP 연구를 수행했다[27]. 연구 결과를 통해, 상위 기준에서 정부 지원, 하위 기준에서는 신규 인력 양성 및 기술 경쟁력 강화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위 선행연구는 VR·AR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추진 과제의 우선순위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제공했다. 이와 동시에 향후 연구에서는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 그리고 산업 전문가를 넘어 학계, 정책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의견을 포괄하는 종합적 접근을 수행하는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에서의 선행연구를 종합해 보면, AHP는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는 기술 분야에서 전문가 인식을 비교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AHP의 특성을 바탕으로 실감 미디어 기술 R&D 정책 판단을 정량적으로 구조화하는 분석 프레임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감 미디어 기술 중에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선별하고, 이후 VP 스튜디오 환경에서 작동하는 제작 파이프라인에 맞춘 계층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 AHP 계층 구조 설계

AHP 분석을 위한 기술 분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보통신기획평가원(Institute of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Planning & Evaluation, 이하 IITP)의 「ICT R&D 기술로드맵 2025」을 검토한다[25]. 이 로드맵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R&D 정책의 중장기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초 자료로, ICT융합·방송·콘텐츠 분야를 ICT융합, 방송 및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로 구분한다. 본 연구에서는 구현되는 실감 미디어 기술의 특성을 가장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기술 분류(Digital Content Technology Tree)’를 본 연구의 기초 분류 체계로 채택한다(표 1 참조). 해당 분야는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며, ‘콘텐츠 생성(Content Generation)’, ‘콘텐츠 가시화(Content Representation)’, ‘콘텐츠 인터랙션(Content Interaction)’, ‘콘텐츠 플랫폼(Content Application Platform)’의 네 가지 기술 분류로 구성되어 있다. 콘텐츠 생성은 2D·3D 영상, 오디오, 가상 객체, 공간 및 환경 데이터 등을 생성·획득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콘텐츠 가시화는 생성된 실감 콘텐츠를 표현하기 위한 렌더링 소프트웨어와 실감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기술을 포함한다. 콘텐츠 인터랙션은 사용자 정보와 환경을 인식하고 사용자가 가상 객체 및 공간과 상호작용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며, 콘텐츠 플랫폼은 콘텐츠의 저작·개발과 산업적 활용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IITP ICT R&D Technology Roadmap 2025 Digital Content Technology Tree

본 연구는 IITP의 기술 분류를 실제 영상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고려하여 재구성한다. 기존 IITP 디지털 콘텐츠 분류 체계는 디지털 콘텐츠 기술 전반을 포괄하기 때문에, 이를 VP 스튜디오의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분석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연구 범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기술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영상 콘텐츠의 제작 프로세스와 VP 스튜디오에서 각 기술이 수행하는 기능을 고려하여 관련 요소 기술을 선별하고 이를 재배치한다.

영상 콘텐츠의 제작 과정은 일반적으로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프로덕션(Production),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의 3단계로 구분된다. 본 연구는 VP 제작 과정에서 각 기술이 수행하는 주요 기능과 활용 맥락을 기준으로 IITP의 요소 기술을 각각 콘텐츠 생성 및 제작(Content Creation & Production), 콘텐츠 가시화(Content Visualization), 콘텐츠 유통(Content Distribution)으로 구성되는 세 영역으로 재배치 한다(표 2 참조). 먼저 제작 기반을 구성하는 콘텐츠 생성 및 제작 영역은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기반을 구성하는 단계로, 컴퓨터 그래픽스에 기반한 모델링 기술과 몰입형 음향 제작 기술, 그리고 콘텐츠 개발 플랫폼 기술이 포함된다. 촬영 및 실시간 표현 과정에 주로 활용되는 콘텐츠 가시화 영역은 실제 촬영 및 실시간 시각화 과정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군으로 구성된다. 이 단계에는 2D·3D·공간 영상 표현을 위한 시각적 표현 및 가시화 기술, 사용자 움직임에 따라 음향을 조정하는 몰입형 오디오 표현 및 가시화 기술, 그리고 VP 스튜디오 환경에서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표시하기 위한 ICT 기반 가시화 디바이스 기술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제작 이후의 운용·협업·유통 과정 전반을 담당하는 콘텐츠 유통 영역은 제작된 콘텐츠의 배포 및 협업 환경 구축을 위한 기술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인터넷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콘텐츠를 운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콘텐츠 플랫폼, 다수의 사용자가 가상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 협업 및 공유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유통·전달하기 위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 기술이 포함된다(표 3 참조). 이와 같이 영상 콘텐츠 제작 공정을 기준으로 IITP의 ‘디지털 콘텐츠’ 기술 분류를 재배치함으로써, 국가 기술 로드맵상의 기술 영역과 콘텐츠 제작 현장의 요구 기술 간의 정합성을 확보한다.

Criteria for R&D in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Sub Criteria for R&D in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또한, AHP 모델 구성을 위한 상위 및 하위 기준의 선별 과정은 현장 전문가 자문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한다. 본 연구의 기술 계층 분류 자문은 단순한 문헌 기반 재분류가 아닌, VP 스튜디오 제작 환경에서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는 맥락을 반영하고 국가 R&D 정책 판단에 활용 가능한 AHP 쌍대비교가 가능한 평가 기준으로 적절하게 구성되는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자문 과정에서는 ICT 로드맵에서 도출한 기술 요소를 대상으로, 각 요소가 VP 제작 파이프라인의 어느 단계에 핵심적으로 적용되는지, 기술 간 기능이 중복되는지, 국가 R&D 정책의 우선순위 판단을 위한 분석 단위로서 적절한지를 검토한다. 자문은 영상위원회의 VP 제작 지원 담당자 및 실감 콘텐츠 전문위원 등 VP 제작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수행하며, 해당 전문가들은 지자체 운영 XR 테크랩 실무자 및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 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의 기술 분류 및 계층 구조에 대한 내용 타당도를 확보하며 최종적인 AHP 모델은 그림 1과 같다.

Fig. 1.

Analytical Hierarchy Process Model

설문 문항은 모든 상위·하위 기준 간 쌍대비교 형식으로 구성하며, Saaty가 제시한 1~9점 척도를 사용한다[7]. 이 척도에서 1은 두 요소의 중요도가 동일함을 의미하며, 1은 두 요소가 동일하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요소가 다른 요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수록 더 큰 값을 부여하며, 3, 5, 7, 9는 각각 ‘약간 더 중요함’, ‘상당히 더 중요함’, ‘매우 더 중요함’, ‘극히 더 중요함’을 나타낸다. 응답자는 각 기준 쌍에 대해 자신의 전문적 판단을 바탕으로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한다.

본 연구의 설문에서는 응답자가 AHP의 쌍대비교 방식과 응답 척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평가에 앞서 별도의 안내문을 제시한다. 안내문에는 두 요소 중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를 선택하고 그 중요도의 정도를 표시하는 방법, 두 요소의 중요도가 동일한 경우 1을 선택하는 방법, 그리고 비교 판단 간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유의사항을 포함한다. 또한 쌍대비교에 앞서 실감 미디어 핵심 기술을 구성하는 각 상위 및 하위 기준의 정의와 범위, 구체적인 기술 사례를 제시한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안내와 기술 설명을 확인한 후 상위 기준 및 각 상위 기준에 포함된 하위 기준에 대한 쌍대비교를 수행한다. 표 4는 상위 기준 간 쌍대비교 문항의 예시를 보여준다.

AHP Pairwise Comparison (Example of criteria)

3. 응답자 구성 및 AHP 분석 절차

본 조사는 2024년 10월 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실시하였다. 조사 참여자는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과 관련된 학계·산업계·정책 분야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목적표집하였으며, 총 30명의 응답을 확보하였다. 이 중 전문가 적합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소속·직무 등의 배경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2명의 응답은 분석에서 제외하여, 최종 28명의 응답을 활용하였다.

조사 대상은 소속기관, 직군, 사업 분야 및 실감 콘텐츠 제작 경험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판단이 특정 직군의 관점에 편중되지 않도록, 정책·산업·학계 전문가를 포괄하는 혼합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최종 참여자는 정부·연구기관, 산업계, 학계에 소속된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직무는 R&D, 콘텐츠 기획·제작, 정책, 교육 등 다양하게 분포되었다. 응답자들은 박사 학위 이상의 실감 미디어 기술 및 영상 제작 분야 학계 및 정책 분야 전문가이거나 혹은 VP 프로덕션 및 실감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콘텐츠 제작자로 구성되었다(표 5 참조).

Demographic Information of Survey Participants

수집된 응답 자료는 응답자 간 일관성 검증(Consistency Test)을 거쳐 분석에 활용하였다. 우선 개별 응답자의 비교 행렬을 구성한 후, 각 행렬의 일관성 지수를 바탕으로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 CR)을 산출하였다. CR은 응답자의 비교 행렬 내 각 기준 간 평가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일관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응답이 일관됨을 의미한다[22]. 일반적으로 AHP의 일관성 검증은 CR 값 0.1 이하인 경우 응답의 일관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하나, 0.2 이하면 사회과학 연구 분야에서 분석에 활용 가능한 수준의 일관성을 확보된 것으로 간주한다[23]. 본 연구의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CR 값은 모두 0.2 미만으로 산출되어 응답의 일관성이 확보되었음을 확인했다.

각 비교 행렬은 기하평균(Geometric Mean)을 통해 통합한 뒤, 고유치 분석(Eigenvalue Method)을 적용하여 각 기준의 가중치 벡터(Priority Vector)를 도출하였다. 산출된 국소 가중치(Local Weight)는 계층 간 곱셈을 통해 전체 가중치(Global Weight)로 통합하여 최종 우선순위를 산정하였다. AHP 분석을 위해서는 Excel 2019를 활용하였다.


Ⅳ. 분석 결과

1. 실감 미디어 기술 상위 기준 상대적 중요도

실감 미디어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우선순위를 파악하기 위한 상위 기준별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첫째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해당하는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이 43.7%로 가장 우선순위이면서도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할 기술군으로 분석되었다. 차순으로 ‘콘텐츠 가시화(30.5%)’, 그리고 ‘콘텐츠 유통(25.8%)’ 순으로 상대적 중요도가 확인되었다. 이는 VP 및 실감 미디어 관련 다양한 기술군 중에서도 프리 프로덕션 단계의 기술 R&D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Relative Importance and R&D Priorities of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2. 실감 미디어 기술 하위 기준 상대적 중요도

콘텐츠 생성·제작의 하위 기준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산출한 결과, 그래픽 모델링(45.4%),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40.8%), 실감 오디오 생성·복원(13.7%) 순으로 나타났다. 즉, 실감 미디어 관련 전문가는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 중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모델링 기술의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실감 오디오 생성·복원 기술은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 구축이 더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콘텐츠 가시화 기술의 하위 기술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시각 표현 가시화 기술’이 51.4%로 가장 먼저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기술로 평가되었으며, 그다음으로 ‘ICT 기반 가시화 디바이스’가 34.3%, ‘실감 오디오 표현·가시화’가 14.2%의 중요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전문가들이 프로덕션 과정에서 그래픽 콘텐츠의 렌더링을 통해 공간을 생성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을 의미하며, 또한 생성된 그래픽 공간을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이용자에게 실감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현재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과제는 ‘실감 오디오 표현·가시화’ 기술보다 우선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콘텐츠 유통의 하위 기술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39.0%로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였으며, 그다음으로 ‘클라우드 콘텐츠 플랫폼’이 31.3%, ‘콘텐츠 협업·공유 플랫폼’이 29.7%로 나타났다. 이는 실감 미디어 관련 전문가들이 콘텐츠 유통의 세부 핵심 기술 중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개발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음을 의미하며, ‘클라우드 콘텐츠 플랫폼’ 및 ‘콘텐츠 협업·공유 플랫폼’ 기술 개발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 기술이 선행적으로 구축된 이후 추진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실감 미디어 핵심 기술 하위 기준 상대적 중요도 및 우선순위

상위 기준과 하위 기준의 가중치를 종합하여 전체 하위 기준에 대한 최종 중요도 및 우선순위를 도출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그래픽 모델링’(19.8%)이 가장 시급한 기술로 나타났으며,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17.8%), ‘시각 표현 가시화’(15.7%)가 그 뒤를 이어 R&D 투자의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전문가들은 실감 미디어 기술 개발 초기 단계인 현시점에서 시각적 완성도를 결정하는 모델링 및 렌더링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제작 플랫폼 구축을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오디오 관련 기술이나 유통 플랫폼 기술의 우선순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시각 중심의 기술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이후에 다루어져야 할 과제로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AHP 기법을 활용하여 실감 미디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가 주도의 기술 R&D 정책이 어떠한 논리와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구조화하고자 하였다.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모든 정책을 동일한 기준과 순서로 집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실적으로 중요도와 필요성이 높은 정책부터 우선적으로 집행해야 하며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 마련을 위해 학계·산업계·정책 전문가를 대상으로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 분야 AHP 분석을 수행하였다.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성숙도, 제작 리스크, 정책 투자 대비 회수 구조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전략적 R&D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1. 기술 성숙도 및 민주화 관점에서 실감 미디어 기술 R&D 우선순위

AHP 분석 결과, 실감 미디어 기술 R&D의 상위 기준에서는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이, 하위 기준에서는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에 해당하는 ‘그래픽 모델링’,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 가시화 영역의 ‘시각 표현·가시화’ 기술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도로 도출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영상 제작 프로세스와 달리 VP 환경에서 콘텐츠 제작의 중요도가 프리 프로덕션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영상 제작에서 VP 기술의 도입이 가져오는 가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는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을 혁신하는 것이다. VP 기술 내 구현 가능한 사전 시각화(Pre-visualization)를 활용하면 촬영 시작 전 환경을 미리 확인하거나 스카우트(Scout)할 수 있다(그림 2 참조)[13][26]. 촬영 환경, 캐릭터, 카메라 위치를 미리 시각화함으로써 감독, 촬영 감독, 배우 등 촬영 시작 전 작업할 내용을 미리 확인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콘텐츠 생성, 시험, 구현할 수 있게 하여 콘텐츠 제작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을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한다[13]. 이러한 VP 제작 파이프라인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활용되는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중요도는 전통적인 영상 제작 환경에 비해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수 밖에 없다. VP 기술 도입으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여러 효용이 예상되지만 VP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추가 개발이 필요하기에[13], 콘텐츠 생성·제작 기술이 가장 시급한 R&D 기술군으로 평가된 것으로 예상된다.

Fig. 2.

An Example of Previsualization for the Film Aquaman

또한, 본 연구 결과는 VP 제작 환경에서 시각 처리 중심 기술군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당 기술들이 VP 생태계 전반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확산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현재 VP 기술은 여전히 고비용 장치, 고숙련 인력을 전제로 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핵심 제작 기술과 노하우가 소수의 대형 스튜디오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지적되어 왔다[3][12][20]. 시각 중심의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된 본 연구의 결과는 단순히 기술 기능의 우수성 때문이라기보다 VP 기술의 실질적 활용 확산과 제작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해당 기술 영역에서의 접근성 개선과 활용 범위 확대가 요구되고 있음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하위 기준 분석에서 그래픽 모델링, 콘텐츠 제작·개발 플랫폼 등의 기술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도를 보인 점은 VP 생태계의 성숙도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기술의 고도화와 민주화가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VP를 통한 제작 효율성의 실질적 제고와 콘텐츠 제작 주체 전반에 대한 효용 확산을 위해서는 시각 기술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역량의 고도화와 플랫폼 기반 제작 환경의 표준화가 병행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영역은 공공 R&D의 전략적 개입이 요구되는 정책적 검토 대상으로 논의될 수 있다.

2. 제작 리스크 관점에서 시각·오디오 기술 중요도의 차별성

실감 미디어 기술의 하위 기준 분석 결과, 시각 처리 기술에 비해 오디오 콘텐츠 생성 및 구현과 관련한 기술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중요도 차이는 VP 스튜디오 환경에서 콘텐츠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인식되는 제작 리스크 구조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전통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는 사전 제작 단계에서 발생한 미비점이나 설계상의 한계가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후반 보정과 편집을 통해 일정 부분 보완될 수 있었다. 그러나 VP 스튜디오에서는 실시간 합성과 사전 시각화를 통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제작 결과를 선제적으로 검증하고 조정하는 제작 방식이 핵심적으로 작동한다[12]. 이러한 환경에서 시각적 요소의 설계 및 구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할 경우, 온셋(On-set) 촬영 과정 전반에서 반복적인 수정과 지연이 발생하며, 이는 VP 제작 파이프라인의 초기 단계에서 구조적인 병목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픽 모델링 및 시각 표현, 가시화와 같은 시각 기술들은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을 관통하는 연속적인 구조를 띈다(그림 3 참조)[27].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그래픽 모델링 구현 및 실제 촬영 현장 세트와의 조화 등은 프로덕션 단계의 실시간 렌더링 및 트래킹의 품질을 선결정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시각 기술이 단일 단계를 넘어 VP 스튜디오 내 콘텐츠 제작에 있어 제작 파이프라인의 전체 리스크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Fig. 3

Integration of Visual Asset Development and On-Set Processes in the Virtual Production Workflow

반면 오디오 제작 및 처리는 기존 영상 제작 환경에서 비교적 표준화된 도구와 워크플로우가 축적되어 왔으며[29], 영상 촬영 이후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보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이다. 이러한 제작 환경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시각 처리 기술이 오디오 기술보다 높은 중요도로 평가된 결과는 VP 제작 현장에서 기술의 중요도가 개별 기술의 기능적 완성도보다는 제작 효율성 확보와 제작 과정에서의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실무적 판단 기준에 따라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관점은 향후 VP 기술 R&D 전략을 논의함에 있어 기술별 기능 비교를 넘어 제작 단계별 리스크 관리 구조를 함께 고려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3. 정책 투자 대비 회수 구조 관점에서의 전략적 함의

AHP 분석 결과, 콘텐츠 생성·제작 및 플랫폼 관련 기술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도로 도출된 반면, 콘텐츠 유통 기술은 후순위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 R&D에 대한 국가 주도의 투자가 기술적 중요도 자체뿐 아니라, 정책 개입 이후 기대되는 효과의 가시성과 회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감 콘텐츠 제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술들은 제작 효율성 향상, 제작 비용 절감, 콘텐츠 품질 개선 등 비교적 단기간 내에 산업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성과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공공 R&D 투자 효과를 구체적인 제작 사례와 성과 지표를 통해 확인·검증하기 용이한 영역이다. 반면 콘텐츠 유통 기술은 플랫폼 이용자 규모, 시장 채택 속도, 비즈니스 모델 정착 여부 등 외부 시장 요인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을 지니며, 산업이 일정 수준의 기술적 안정성과 콘텐츠 축적 단계를 거친 이후 민간 주도로 확장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산업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유통 기술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로 평가된 결과는 국가 R&D 정책이 단기적 성과 창출과 정책 효과의 가시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 선택과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VP 산업의 현재 발전 단계에서는 제작 및 플랫폼 기술을 중심으로 한 공공 R&D 투자가 산업 확산의 초기 동력을 형성하고, 이후 시장 성숙 단계에서 유통 영역에 대한 민간 중심의 투자와 혁신이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정책–시장 간 역할 분담 구조가 보다 합리적인 전략으로 논의될 수 있다.

향후 R&D 투자의 목표는 기술 자체의 개발에 그치지 않고, VP 기술을 실제 제작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제작 효율화 및 창의성 증진 사례를 다수 창출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성과 사례의 확산은 산업 전반의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투자 유입과 기술 혁신이 순환되는 구조를 견인할 수 있다. 일례로 비브스튜디오스에서 진행한 「리얼타임 랜더링 기반 VP 기술 개발」 R&D의 경우 단순히 VP 기술 개발을 넘어, 기아자동자 AR 론칭쇼, TXT (Tomorrow X Together)의 뮤직비디오 제작에 활용되어 기술 품질 및 제작 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30]. 이러한 사례와 같이 실감 미디어 기술의 R&D 전략은 단기적 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산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는 ‘적용 중심 R&D 체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VP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실감 미디어 기술 R&D 정책 방향은 단기·중기·장기의 단계적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시각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실감 콘텐츠 제작 및 제작·개발 플랫폼 기술의 고도화와 현장 적용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VP 기술 활용의 실질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제작 사례를 축적하고, 공공 R&D 투자의 효과를 가시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기술 수용성을 제고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중기적 차원에서는 VP 콘텐츠 제작 공정의 표준화를 통해 기술 민주화를 유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VP 스튜디오 활용이 소수의 고숙련 인력과 대형 제작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R&D를 통해 제작 표준과 공통 워크플로우를 정립하는 것은 콘텐츠 제작 주체 전반의 기술 접근성을 제고하고, 중소 제작사의 참여 확대와 우수 활용 사례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유통 및 협업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 확산을 도모하고, 이에 따라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 간의 역할 분담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 단계에서는 공공 부문의 직접적인 기술 개발 개입보다는, 민간 주도의 시장 확장과 혁신이 가능하도록 제도적·환경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R&D 정책의 중심이 이동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전략으로 논의될 수 있다.

본 연구의 AHP 분석 결과는 VP 기술 R&D의 우선순위가 개별 기술의 기능적 비교가 아니라, 기술 성숙 단계, 제작 리스크 관리, 그리고 정책 투자 효과의 회수 구조라는 다층적 판단 기준에 의해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연구에서는 전문가 집단 간 인식 차이에 대한 비교 분석이나, VP 산업의 발전 단계 변화에 따른 우선순위 구조의 동태적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본 연구에서 제안한 판단 프레임의 확장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제언

본 연구는 실감 미디어 핵심 기술을 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별로 재구조화하고, AHP 기법을 활용하여 기술 R&D의 우선순위를 도출함으로써 실감 미디어 기술 산업이 직면한 전략적 과제를 실증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과정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본 연구의 기술 분류는 영화 및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VP 스튜디오 중심의 실감 미디어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타 산업군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실감 미디어 기술은 최근 교육, 의료, 전시 등 다양한 산업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렇기에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의 프로세스를 고수하지 않더라도, 기술 활용을 통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며, 특정 산업에서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실감 미디어 기술의 핵심 기술군은 변경될 수 있다. 가령, 의료분야에서 주로 활용되는 실감 기술로 디지털 트윈 기술이 존재하며, 이는 VR과 같은 실감 콘텐츠 디바이스의 고도화 및 실시간 렌더링 시스템 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실감 미디어 기술이 적용되는 산업별로 구분되어 분석될 필요가 있으며, 각 적용 스펙트럼에 따른 보다 세분화된 분류 체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VP 및 실감 미디어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응답자를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나, 전체 전문가 표본과 콘텐츠 제작자 표본의 규모가 제한적이므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자료는 2024년 10월 당시의 실감 미디어 기술 및 VP 제작 환경을 기준으로 수집되었다. 향후 V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사례가 축적되면 관련 제작 경험과 워크플로우에 대한 이해를 갖춘 콘텐츠 제작자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으며,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술 중요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더 많은 콘텐츠 제작자를 포함한 균형 있는 전문가 표본을 확보하고, 동일한 평가 기준에 따른 반복 조사를 통해 기술 개발 우선순위의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응답자 표본에서 중소 제작사와 대형 제작사의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아 제작사 규모에 따른 기술 인식 및 활용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 또한 본 연구의 한계이다. 본 연구의 설문에 참여한 VP 스튜디오 이용자 및 콘텐츠 제작자들은 제작사의 규모에 따라 VP 스튜디오 내 기술 활용의 목적 및 향후 개발의 방향성에 대한 지각 수준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제작사 규모별 혹은 더 나아가 제작하는 기술 활용 숙련도 및 콘텐츠 유형 등에 따른 구분을 통해 맞춤형 지원전략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실감 미디어 기술 R&D의 결과물이 특정 제작사의 요구에 편중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가 주도의 R&D의 정책적 실효성을 증진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3S1A5C2A03095169, 50%], and by the Institute of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Planning & Evaluation (IITP)-ITRC (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 grant funded by the Korea government (MSIT) [IITP-2026-RS-2020-II201749,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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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재 서

- 2022년 2월 : 국립부경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문학사

- 2023년 8월 :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2023년 9월 ~ 현재 :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박사수료

- ORCID : https://orcid.org/0009-0007-2353-5576

- 주관심분야 : 미디어 경영, 엔터테인먼트 산업, 디지털 플랫폼, 미디어 기술

김 동 근

- 2024년 8월 :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문학사

- 2026년 2월 :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ORCID : https://orcid.org/0009-0003-3113-8010

- 주관심분야 : 생성형AI, 디지털 플랫폼, 이커머스, 디지털 전환

김 정 환

- 2009년 2월 :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학사

- 2011년 2월 : 고려대학교 언론학과 석사

- 2014년 8월 : 고려대학교 언론학과 박사

- 2020년 2월 : 네이버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 2025년 2월 :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휴먼ICT융합전공 부교수

- 2025년 3월 ~ 현재 :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부교수

- ORCID : https://orcid.org/0000-0001-5360-0059

- 주관심분야 : 이머징 미디어, 미디어 산업, 미디어 경영,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Fig. 1.

Fig. 1.
Analytical Hierarchy Process Model

Fig. 2.

Fig. 2.
An Example of Previsualization for the Film Aquaman

Fig. 3

Fig. 3
Integration of Visual Asset Development and On-Set Processes in the Virtual Production Workflow

Table 1.

IITP ICT R&D Technology Roadmap 2025 Digital Content Technology Tree

Technology Category Description Element Technologies
Content Generation Technology Technologies for generating 2D/3D imagery, audio, virtual objects, spaces, holograms, and environmental data used across all areas of digital content ● Computer Graphics-3D Modeling
● Image Acquisition and Processing
● Spatial Image Generation and Reconstruction
● Immersive Audio Generation and Restoration
● Hologram Generation and Reconstruction
● Multisensory Data Generation
Content Representation Technology Software and hardware technologies for representing generated immersive content, including rendering (SW) technologies and immersive display (HW) technologies, such as hologram, VR (Virtual Reality), AR (Augmented Reality), and LF (Light Field) displays ● Computer Graphics & Rendering
● Immersive Audio Reproduction
● Hologram Visualization
● Multisensory Representation and Visualization
● Data and Information Visualization
● Science-Based Simulation Visualization
● ICT-Based Visualization Devices
Content Interaction Technology Technologies required for users to manipulate content and for the content to respond accordingly, encompassing methods and devices that recognize user information—including context, environment, intention, state, emotion, and multisensory information—and enable interaction with virtual objects and spaces ● Computer Graphics based Interaction
● XR Interaction
● Human Gesture Interaction
● Biosignal-based Interaction
● Spatial Interaction
● ICT-Based Interaction Devices
Content Application Platform Technology Platform technologies that support content authoring and development and facilitate the convergence and application of content across various industries ● Content Distribution Platform
● Content Collaboration and Sharing Platform
● Cloud-based Content Service
● Digital Content Production Platform

Table 2.

Criteria for R&D in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Criteria Description
Content Creation & Production Refers to the technology for generating assets used across all digital content fields, including 2D/3D video, audio, virtual objects, spaces, holograms, and environmental data
Content Visualization Refers to the software and hardware technologies required to display created immersive content. This includes rendering technologies and immersive display technologies such as Hologram, VR, AR, and LF
Content Distribution Refers to platform technologies used for distributing and supplying produced content. This includes technologies like cloud platforms, user participation/collaboration/sharing platforms, and general content distribution platforms

Table 3.

Sub Criteria for R&D in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Criteria Sub Criteria Description
Content Creation & Production Graphic Modeling (GM) (Definition) Technology for content creation and modeling based on computer graphics
(Scope) 3D scanning, geometric modeling, image-based modeling, sketch-based modeling, data-driven modeling
Immersive Audio Creation & Restoration (IACR) (Definition) Audio signal processing technology for providing immersive sound in a full-freedom (e.g., six degrees of freedom (6DoF)) environment
(Scope) Multi-channel audio, multi-object audio, object-based audio, scene-based audio
Content Production & Development Platform (CPDP) (Definition) Development tools and technologies for facilitating the creation of application-based content
(Scope) Content development tools, software development kits (SDKs), content assets
Content Visualization Visual Expression & Visualization (VEV) (Definition) Rendering and visualization technologies for video and graphic content required to compose 2D, 3D, and spatial environments
(Scope) AR/MR visualization, 360-degree video visualization, adaptive visualization, real-virtual registration, super-resolution conversion
Immersive Audio Expression & Visualization (IAEV) (Definition) Audio reproduction technology that adapts to user movement for a free-viewpoint experience
(Scope) Spatial audio reproduction, multi-channel audio reproduction, scene-based audio reproduction
ICT-based Visualization Devices (ICT-VD) (Definition) ICT-based device technologies capable of presenting content to the user
(Scope) VR/AR/MR devices, light-field/holographic display devices, immersive audio devices
Content Distribution Cloud Content Platform (CCP) (Definition) Content application technologies that operate via internet-based cloud systems.
(Scope) Cloud-based content, P2P (peer-to-peer) content
Content Collaboration & Sharing Platform (CCSP) (Definition) Technologies for building a service environment where multiple users can participate and interact with virtual objects simultaneously
(Scope) Content collaboration platforms, network-based content sharing & collaboration
Content Distribution Platform (CDP) (Definition) Technologies for effectively distributing and supplying content to users.
(Scope) Application stores, content delivery

Table 4.

AHP Pairwise Comparison (Example of criteria)

Q. Which of the following factors should be given greater priority in the development of core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 Please circle (○) the cell that best represents your judgment of the relative importance.
9 8 7 6 5 4 3 2 1 2 3 4 5 6 7 8 9
Content Creation & Production Content Visualization
Content Creation & Production Content Distribution
Content Visualization Content Distribution

Table 5.

Demographic Information of Survey Participants

Item Details Frequency %
Gender Male 26 92.9
Female 2 7.1
Age 20s 1 3.6
30s 5 17.9
40s 16 57.1
Over 50s 6 21.4
Degree Bachelor's degree 10 35.7
Master degree 6 21.4
Ph.D. 12 42.9
Major Humanities 2 7.1
Social Science 9 32.1
Business Administration 4 14.3
Engineering 13 46.4
Affiliation University 4 14.3
Gov / Public Sector 6 21.4
Industry / Corporate 17 60.7
Foundation / Association 1 3.6
Position Education & Research 5 17.9
R&D 5 17.9
Policy & Regulation 3 10.7
Marketing & Sales 1 3.6
Content Planning 7 25.0
Content Production 6 21.4
Others 1 3.6
Total 28 100.0

Table 6.

Relative Importance and R&D Priorities of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Criteria Weight of Criteria
(WC)
Sub Criteria Weight of Local
(WL)
Global Weight
(WC * WL)
Rank
Content Creation & Production 0.437 Graphic Modeling (GM) 0.454 0.198 1
Immersive Audio Creation & Restoration (IACR) 0.137 0.060 8
Content Production & Development Platform (CPDP) 0.408 0.178 2
Content Visualization 0.305 Visual Expression & Visualization (VEV) 0.514 0.157 3
Immersive Audio Expression & Visualization (IAEV) 0.142 0.043 9
ICT-based Visualization Devices (ICT-VD) 0.343 0.105 4
Content Distribution 0.258 Cloud Content Platform (CCP) 0.313 0.080 6
Content Collaboration & Sharing Platform (CCSP) 0.297 0.076 7
Content Distribution Platform (CDP) 0.390 0.100 5